[IT조선 이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응할 수 있는 해저통신망이 구축되며, 우리나라에 이를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가 들어선다.

 

▲ 황창규 KT회장이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회장 황창규)는 21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에 위치한 KT부산국제센터에서 세계 최대의 국제 해저통신망을 운용하는 통합관제센터 ‘APG NOC(Asia Pacific Gateway Network Operation Center)’ 개소식을 가졌다.

 

KT는 이번 통합관제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아시아 9개국 간 국제 해저케이블 네트워크 구성과 운용, 해저케이블 장애 시 회선 복구 및 문제 해결 등 위기대응체제를 총괄하며 APG 운용의 수장 역할을 수행한다.

 

▲동북아 해저케이블 매설 안내도

 

APG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9개국을 연결하는 최대 수심 6000m, 총 길이 약 1만 1000km의 국제 해저 광케이블로 대한민국 중심의 국제 해저통신망이다.  

 

APG 구축에는 우리나라 KT와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일본 NTT, 싱가폴 스타허브, 미국 페이스북 등 9개국 13개 사업자가 참여한다. 전체 펀딩 규모는 6000억원이며, KT는 이중 약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인터넷월드스태츠가 2013년말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PG 9개국의 인터넷 가입자 규모는 9억명으로 아시아 전체 13억 가입자의 69%, 전세계 28억명 가입자의 32%를 점유하고 있다.

 

오는 2015년 말 구축이 완료되는 APG는 파장당 40Gbps로 설계돼 기존 해저케이블 대비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편도 4차선을 8차선 도로로 확장하면 교통흐름이 좋아지듯 APG가 국가간 인터넷 연결 속도가 향상될 예정이다.

 

▲ NCP 해저 광케이블 모습. 수심에 따라 이용되는 케이블 종류가 다르다.

 

KT는 전송용량이 38.4Tbps인 APG가 구축 완료 후 전세계 280여개 국제 해저케이블 가운데 전송용량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통신망을 운용하게 된다.  

 

또한 KT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 해저통신망을 관제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ICT 기업들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R&D센터의 국내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KT가 APG NOC 운용사업자로 선정된 데는 지난 30여년간 국제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APG 건설 초기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KT는 1980년 국내 최초의 국제 해저케이블인 한·일간 JKC(Japan-Korea Cable) 개통을 시작으로 현재 부산과 거제에 6개의 해저케이블을 운용하며 대한민국의 국제 통신 관문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해저케이블 매설 방법을 설명해주는 조감도

 

KT는 이번 APG NOC 운용을 통해 APG 컨소시엄으로부터 매년 11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등 네트워크 분야에 있어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었다.

 

해저케이블 건설공사를 담당하는 KT서브마린은 APG 구축사업에 참여해 450억원의 매출은 물론 해저케이블 유지보수사업으로 매년 11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어 그룹사간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이 해저케이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은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고, KT의 국제 인터넷 트래픽도 연평균 39%씩 상승하고 있다”며 “APG NOC를 통해 국경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한류 콘텐츠와 같은 디지털 상품들의 원활한 유통과 국내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