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차기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국민은행을 포함한 각 계열사 경영진의 후속 인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KB금융)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내정자가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이건호 전 행장의 사임 이후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차기 국민은행장에 어떤 인물이 선임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오랜 관치 낙하산 인사 관행을 깨고 조직 내 인물을 발탁함에 따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 역시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인물을 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거론되는 내부 인물로는 박지우 부행장과 홍완기·백인기·이홍·오현철·민영현·박정림 부행장 등이다. 또한 현 K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윤웅원 KB지주 부사장도 유력한 행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내정자가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KB금융 회추위 측은 회장과 행장의 겸임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동안 지주사가 계열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계속된 만큼, 겸임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단 새로운 국민은행장 선임을 위해서는 윤 내정자와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특히 현시점에서 위원회가 구성되면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 작업 외에도 KB금융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 다수가 대거 물갈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임영록 회장의 리더십 부재로 시기를 놓친 임원인사를 한 번에 모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8월말 임기가 만료된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과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4명이 유임 상태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남인 KB인베스트먼트 사장, 박중원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도 올해 연말로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이외에도 차순관 KB저축은행 사장,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역시 각각 내년 1월과 3월 대표이사직 임기가 만료돼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해야 한다.

 

KB 계열사 대표들의 남은 임기 여부와 관계없이 대규모 인사태풍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십수년간 지속된 임원인사에서 '낙하산'으로 대표되는 KB 금융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에 대규모 인사를 통해 관치 색을 빼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또한 KB 사태의 원인이 된 주전산기 교체 문제에 관련된 임원 교체 작업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인사권은 은행장의 권한이자만 조속한 조직 안정을 위해 은행장 선출 이전에라도 차기 회장이 조직개편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게 현 금융권의 판단이다.

 

KB 관계자는 "회장이 바뀌면 계열사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들이 재신임을 묻기 위해 일괄사표를 제출하는 게 관례"라며 "계열사 사장 모두가 임 전 회장이 임명한 만큼 대대적인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