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PC 주변기기 시장이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컴퓨팅의 트렌드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감에 따라 주변기기 시장도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주변기기 시장의 화두는 ‘개인화’다. 엄밀히 PC가 ‘개인용 컴퓨터’를 의미하고는 있지만, 이는 시장을 처음 형성하기 시작한 1970년대 얘기다. PC는 이후 40년이 지나서야 연간 판매량 2억대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태블릿은 불과 4년 만에 이 고지를 점령했다. 이제 개인 컴퓨팅을 말할 때 모바일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이로써 기존의 PC 주변기기 업체들은 저마다 개인용 주변기기 업체로의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PC 입력장치의 양대산맥인 키보드와 마우스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터치 인터페이스가 보편화된 시점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는 PC에만 머무르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키보드와 마우스가 생산성을 위한 강력한 도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모바일용 키보드라는 카테고리가 새로 생겨났다. 방식도 도킹형, 케이스형 등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키보드도 등장했다. 운영체제(OS)도 윈도, 맥, 안드로이드, iOS까지 가리지 않는다.

 

▲블루투스 멀티 디바이스 키보드 ‘K480’(사진= 로지텍)

 

USB도 더 이상 PC에서만 사용되는 이동식 저장장치가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꽂으면 바로 인식되는 OTG(On-The-Go) USB는 플래시 드라이브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한때 백업이나 백신 등의 소프트웨어를 이식한 기능형 외장하드가 등장했듯, OTG USB도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제품들이 파생되고 있다.

 

▲아이플래시 OTG 드라이브(사진= 피노컴)

 

개인용 주변기기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은 제품으로는 단연 스피커를 꼽을 수 있다. 기존의 PC 스피커는 PC의 오디오 아웃 단자나 USB에 연결해 음향을 출력하는 단순한 기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무선으로 모든 기기들이 연결되는 인프라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게 되면서 PC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어떤 기기로든 사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무선 스피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무선 블루투스 스피커 ‘F5’(사진= 노벨뷰)

 

포터블 스피커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의 성장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주변기기 업계의 먹거리 중 하나다. 포터블 스피커는 휴대하기 편리한 콤팩트한 크기지만, 스마트폰의 조악한 스피커에 비하면 언제 어디서나 훌륭한 음악 감상 도구가 돼준다. 대개 사용시간도 한 번 완충하면 6~8시간 내외로 사용 가능한 수준이다.

 

휴대용 보조배터리도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여행이나 출장 시 긴급한 상황을 위해 보조배터리가 사용됐지만, 이제는 카드 형태의 초슬림 디자인의 제품이나 와이파이 공유기, 무선 외장하드 역할을 겸하는 보조배터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 주변기기라 하면 책상 위에서만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모바일에서 특화된 개인 사용자 경험으로 눈을 돌리고자 하는 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눈도 높아져 기능성뿐 아니라 디자인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