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소니의 플래그십 헤드폰 MDR-Z7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MDR-Z7은  소니코리아가 지난 16일에 정식 출시한 신제품. 특히 MDR-Z7은 세계 최초로 70mm 대구경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고 알루미늄 코팅 액정 폴리머 진동판을 사용해 폭넓은 주파수 대역을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이블 전문 제조업체 '킴버 케이블'과 협업해 MDR-Z7에 꼭 맞는 케이블도 3종류 출시하는 등 플래그십다운 스펙과 액세서리를 갖췄다. 가격도 69만 9000원으로 플래그십 헤드폰치고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타사의 플래그십 헤드폰들이 200만 원 내외인 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1/2~1/3 수준이다.

 

이처럼 MDR-Z7은 놀라운 스펙을 자랑하지만 헤드파이(Head-Fi, 헤드폰으로 하이파이 음악을 듣는 것) 애호가들로부터의 평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듯하다. 소니코리아는 16일부터 MDR-Z7의 예약을 받아 1주일 후부터 제품을 예약 고객에게 배송했다. 그런데 벌써부터 헤드폰 관련 커뮤니티와 카페에 중고 매물이 다수 등록됐다. 네이버의 헤드폰 전문 카페 '닥터헤드폰'에서 MDR-Z7을 검색하면 벌써 5개의 중고 매물이 등록됐다. 대부분 구입 후 1~2회 청음한 제품이다.

 

한 판매자는 "개인적으로 소니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과거 소니 소리로의 회기라 생각해 예판 구매했으나 2~4시간 들은 결과 성향이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판매사유를 남겼다. 또 다른 판매자도 "충분히 좋은 헤드폰이긴 한데, 기존에 구입한 헤드폰들이 제 취향에 더 맞다"고 중고로 내놓은 이유를 남겼다.

 

▲ 소니의 플래그십 헤드폰, MDR-Z7

 

MDR-Z7을 구입한 고객 중 상당수는 이 제품이 과거에 출시했던 명작 MDR-R10과 퀄리아 010의 후속 제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두 제품과 MDR-Z7의 소리 성향이 매우 달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MDR-Z7이 중고로 많이 나왔다고 해도 품질이 나빠서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니는 이전에도 예약판매를 선행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정식 출시를 했다. 그 기간 동안 먼저 구입해 들어본 이들이 중고장터에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전에도 있었다. 오디오 마니아들이 제품을 구입해 들어보고 되파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소니코리아는 MDR-Z7을 정확히 몇 대나 예판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개당 제품 가격이 70만 원에 달해 아주 많은 수량은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올해 초 소니코리아가 출시한 고음질 포터블 플레이어 'NWZ-ZX1'의 경우에도 예약판매한 수량이 80대로 알려졌다.

 

소니코리아 측은 "MDR-Z7의 소리가 과거 제품들과 다르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듣고 만족할 만한 소리라며 아직 출시된 지 1주일 정도밖에 안 돼 제품의 성능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