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 10’의 테크 프리뷰가 공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MS에 따르면 윈도 10 테크 프리뷰는 배포 2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윈도 10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윈도10 테크 프리뷰에서 시작버튼과 함께 돌아온 시작메뉴.

 

윈도 10 테크 프리뷰는 외관상으로 기존 윈도 8.1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잠금화면에서 로그인 후 바탕화면으로 진입하는 모습은 현재 윈도 8.1 기반의 노트북을 사용 중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다.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테크 프리뷰 버전에 대한 MS의 세심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대표적인 변화로 지적되는 시작버튼과 시작메뉴는 반가워할 사용자들이 많겠지만, 이것만으로 윈도 10의 혁신를 얘기하기에는 어딘지 부족하다. 실제로 윈도 10 테크 프리뷰를 사용해보면 요소요소에서 새로운 기능들을 발견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윈도 8.1의 데스크톱 모드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물론 테크 프리뷰 버전이 어디까지 베타 테스트를 위한 일종의 체험판임을 고려하면, 내년 중순경 출시될 윈도 10의 정식 버전에서는 기능은 물론 외관상으로도 적지 않은 개선이 반영될 것이라는 짐작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윈도 10의 겉모습보다 내부적인 변화다. 현재 윈도 10 테크 프리뷰는 NT 6.4 커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작인 윈도 8.1은 NT 6.3 커널 기반이었다. 비록 커널은 마이너 업데이트 수준이지만, MS 입장에서는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윈도 10 테크 프리뷰의 버전 확인창을 통해 NT 6.4 커널 기반으로 동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신 윈도 10을 통해 보다 다양한 기기에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MS의 의도는 충분히 반영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윈도 10에 새로이 추가될 예정인 알림 센터다. 윈도 10의 알림 센터는 PC 상태 관련 알림 외에도 새로 도착한 메일이나 메시징 앱 호출, 신규 SNS 포스팅 등을 하나의 알림창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치 스마트폰의 통합 알림센터와 같은 기능을 윈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성능 측면에서도 윈도 8.1에서보다 향상이 기대된다. 윈도 10 테크프리뷰 사용자들의 피드백에 따르면, 특히 부팅 속도가 기존보다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아직 테크프리뷰 버전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윈도 10과 함께 선보일 익스플로러 12에는 차세대 웹 프로토콜 HTTP/2가 적용돼 더 빠른 웹 탐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렉트X 12의 가세로 게임 및 그래픽 분야에서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MS 개발자 블로그에 따르면, 다이렉트X의 최신 12 버전이 윈도 10의 출시에 맞춰 배포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동일한 CPU와 GPU 환경에서도 더 세밀하고 화려한 그래픽 효과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다이렉트X 12가 기존 윈도 버전도 지원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는 터치패드를 통한 보다 확장된 제스처가 지원될 예정이다. 윈도 8.1에서도 참 메뉴를 호출하거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터치 제스처가 가능했으나, 노트북 제조사에 따라 지원이 아예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 윈도 10에서는 기존 키보드 단축키로 가능했던 다양한 액션들이 터치 제스처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기 사용에 따르는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한 이중인증 기술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기기에서 각각의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스마트폰으로 OTP와 같은 일회용 비밀번호를 지급받아 로그인하거나, 비밀번호화 지문인식을 조합하는 이중인증 방식 등이 언급되고 있다. 나아가 기업용 버전에서는 관리자가 원격으로 사용자 기기를 통제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S는 윈도 10을 통해 다양한 기기를 아우르는 하나의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사진= MS)

 

현재로서는 윈도 10 테크 프리뷰가 윈도 8.1로 외면당했던 기존 PC 사용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더 집중하고 잇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MS가 윈도 10을 발표하며 강조한 ‘하나의 플랫폼’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보다 다양한 제품군간의 연동에 초점을 두고 모바일 사용자들까지 아우르는 기능들이 대거 흡수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한편, 윈도 10 테크 프리뷰는 정식 출시를 앞둔 내년 4월 15일까지 지속적인 빌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할 예정이다. 가장 최근 배포된 9860 빌드의 경우 약 7000여 건의 수정 및 개선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아직 한글 언어팩은 지원되지 않고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