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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박상훈] 사물인터넷(IoT) 시대로의 전환이 급진전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과 이를 지원하는 가치사슬을 구축하지 못하면 현재의 선도업체도 단순 공급자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우리 기업은 서비스와 산업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사물인터넷 시대, 시장 주도권 이동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놨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란 세상의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사물과 소통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시장분석기관인 머카나 리서치(Machina Research)는 2022년 세계 IoT 시장 규모가 1.2조 달러에 달하고 우리나라는 22.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보고서는 이처럼 Io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이폰과 금융을 결합한 ‘애플페이'처럼 기기와 서비스가 융합된 패키지 상품 중심으로 기업의 가치사슬이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가치사슬이란 최종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사업이 연결돼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 사물인터넷 시대의 가치사슬 (표=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이러한 가치사슬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전통적으로 해당 업종을 선도했던 업체라고 해도 IoT 주도업체의 ‘공급자’로 지위가 격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IoT 시대로 전환되면 상품 형태의 자체가 기존의 유형 제품에서 벗어나 무형 제품인 서비스와 기기가 융복합된 형태로 바뀌고 관련 시장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주요 업체의 움직임을 보면 이러한 가치사슬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형 제조업체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업체는 제조 부문에 발을 들이고 있다. 대형 통신서비스 업체는 자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른 서비스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보면 사업 가치사슬 관점에서 시장 주도권은 최종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 고객에게 제공할 상품의 기능과 가격을 결정하는 업체가 가져갔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러한 접점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사물인터넷 주도권 확보 전략 유형과 사례 (표=현대경제연구원)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은 상품 구성에 들어갈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이들 제품과 서비스 운용에 기여하는 운영체제와 플랫폼이다. 사용자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면서 동시에 진입 장벽 역할을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밖에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타 상품으로 확장하는 후광효과(halo effect)를 활용하고 경쟁성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이나 시장 표준화 참여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우리 기업들도 세계 시장을 목표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IoT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선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요구되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확보하고 이를 위한 정책적인 투자와 지원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융복합 제품 개발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IoT를 고부가, 창조적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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