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KISA 원장 선임과 같은 낙하산 인사는 없다.”

금융보안원(가칭)이 초대원장 선임과 관련해 ‘청피아’, ‘관피아’ 등의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며 신임원장 공모를 연장했다. 금융보안원은 당초 지난달 25일 공모를 마감했지만, 적절한 인물을 찾지 못해 오는 15일까지 공모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보안원 신임원장에는 김영린 금융보안연구원장과 곽창규 전 원장을 포함해 5명 내외의 인물이 응모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김영린 금융보안연구원장이 유력하다는 소문까지도 돌았다.  

하지만 초대원장후보추천위원회는 공모를 연장했다. 너무 적은 인원만이 참여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적임자를 뽑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초대원장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는 “후보 인원 풀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신임원장을 선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점과 낙하산 인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보안원 신임원장 공고가 나간 뒤 업계에는 KISA 원장 선임 때와 분위기가 같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특히 자격요건에 금융과 정보기술, 정보보호 관련 분야에 경험이 있는 고위공무원이나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직에 있었던 사람이라는 문구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5명 내외에 인물만이 후보에 등록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번 신임원장 공고 연장을 통해 분위기는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초대원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공모자 수와 명단은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금융보안원은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콤(증권전산) 등에 흩어져 있는 정보공유분석센터(ISAC) 업무를 한곳에 모아 운영하기 위해 설립되는 금융보안전담기구다. 이미 205개의 금융사를 회원으로 확보했을 분 아니라 170여명의 직원과 130억원의 설립비용, 343억원의 운영예산도 확보했다. 

특히 올해 초 발생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최근 발생한 농협 텔레뱅킹 전자금융 사기 사고 등으로 인해 그 역할과 중요성이 강조되는 기구다. 때문에 금융보안원 초대 원장에 쏠리는 관심은 매우 높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