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PC·오디오 전문 유통사 아이티컴파스가 얼마 전 마이크로랩의 액티브 븍쉘프 스피커 ‘SOLO 5C(이하 솔로 5C)’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마이크로랩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스피커 유닛 개발자로 명성 있는 피터 라슨(Peter Larsen)이 참여한 제품이다. 제품 전면에 새겨진 ‘T9’ 로고는 피터 라슨의 T9 음향설계가 적용된 제품이란 뜻이다. 

마이크로랩의 근거리 음악감상용 액티브 스피커, SOLO 5C
마이크로랩의 근거리 음악감상용 액티브 스피커, SOLO 5C
먼저 마이크로랩에 대해 설명하면, 마이크로랩은 중국을 대표하는 스피커 제조사들 가운데 하나다. 브리츠가 유통한 에디파이어가 중국 내 스피커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면, 뒤이어 F&D와 마이크로랩이 중국 내 2, 3위를 다투고 있다. 

국내에서는 캔스톤 어쿠스틱이 F&D의 스피커를 출시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사실 캔스톤의 LX-8000 헤스티아는 마이크로랩의 솔로 7C의 OEM이며 캔스톤의 LX-6000 마테호른은 마이크로랩 솔리 6C의 OEM 제품이다. 

(왼쪽) SOLO 5C, (오른쪽) SOLO 8C
(왼쪽) SOLO 5C, (오른쪽) SOLO 8C
마이크로랩의 수입원인 아이티컴파스 측은 솔로 시리즈 중 가장 크기가 작은 솔로 5C 외에 12월 중 가장 큰 3웨이 액티브 스피커 ‘솔로 8C’를 출시한 예정이다. 즉 같은 제품이지만 5C/6C/7C/8C 중 5C/8C는 마이크로랩을 통해서 국내 출시되고, 6C/7C는 상표와 제품명이 바뀐 채 캔스톤을 통해 국내에 출시된 셈이다. 
솔로 5C는 ‘니어필드 리스닝’을 표방한 제품이다. 니어필드(Near Field)는 말 그대로 근거리. 니어필드 리스닝은 근거리 청취를 말한다. 일반적인 오디오 청취환경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좌우 스피커 길이와 똑 같은 길이의 변으로 된 정삼각형 꼭지점 부근에서 조절된다. 그러나 니어필드 리스닝은 유럽과 북미처럼 청취 공간이 넓지 않은 소형 룸에서 즐기는 방식으로, 최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가 상대적으로 스피커에서 가깝고 좁다는 특징이 있다. 
스피커 유닛이 지나치게 크거나, 복수의 유닛을 탑재한 제품을 근거리에서 듣게 되면 음상이 일치하지 않게 들릴 수 있다. 근거리에서의 청취는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이나 탄노이의 듀얼 콘센트릭, KEF의 Uni-Q 드라이버 같이 유닛 안에 유닛이 결합된 동축 유닛으로 된 소형 븍쉘프 스피커를 적정 거리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좌우 길이가 넓지 않은 만큼 음의 확산성이 뛰어난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다. 
솔로 5C는 근거리에서 재생해도 음상이 명확히 느껴질 수 있도록 자체 설계한 독일산 실크돔 트위터와 지름 13cm 우퍼 유닛을 탑재했다. 
솔로 5C의 캐비닛은 고밀도 MDF에 나뭇결이 돋보이는 목재를 덧붙여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모서리 등의 마감이 정교하진 않지만 가격대를 고려하면 고품질 마감이라 할 수 있다. 우측 스피커 하단에는 LED 인디케이터를 둬 볼륨 레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스피커를 껐다 키더라도 사용자가 설정한 볼륨/베이스/트래블 설정값을 기억한다. 
스피커 측면에 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마련됐다.
스피커 측면에 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마련됐다.
오른쪽 스피커 바깥 측면에는 볼륨/베이스/트래블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Knob)가 마련됐다. 특히 볼륨 노브를 누르는 것으로 입력단자 2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하이파이 지향 소형 액티브 스피커들은 이 같은 조절단자가 제품 뒤쪽에 있어 조작이 어려운데 반해 솔로 5C는 측면에 있어 조작이 용이하다. 
SOLO 5C 제품 뒷면. 전원 버튼과 2개의 입력단자, 바인딩 포스트 터미널이 보인다.
SOLO 5C 제품 뒷면. 전원 버튼과 2개의 입력단자, 바인딩 포스트 터미널이 보인다.
제품 뒷면에는 2개의 아날로그 입력단자와 스피커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 터미널이 갖춰졌다. 특이하게도 케이블이 동봉돼 있는데, 이 케이블 양 끝단에 바나나 플러그가 달려 있어 케이블 연결이 매우 쉽다. 다만 바인딩 포스트 터미널과 바나나 플러그는 만족스럽지만 케이블 자체는 그리 좋은 품질의 케이블이 아니다. 
이 밖에 제품 조작을 위한 리모컨이 동봉되지만 디자인과 품질은 썩 좋지는 않다. 
부속 케이블과 리모컨의 품질은 스피커의 품질을 밑돈다.
부속 케이블과 리모컨의 품질은 스피커의 품질을 밑돈다.
실제 솔로 5C를 청취해봤다. 30Hz 근처 저음부터 고음역도 제법 선명하게 재생한다. 특히 소편성 곡과 재즈곡을 틀어보면 베이스 기타와 베이스 드럼의 비트 묘사가 뚜렷하다. 근거리에서 듣기 부담 없는 수준의 저음을 재생한다. 동 가격대의 다른 스피커들이 저음을 재생할 때 불필요한 공진을 만드는 것과 달리 솔로 5C는 저음이 단단하고 명료하다. 고음역에서도 바이올린과 기타 소리가 또렷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보컬의 소리도 건조하지 않고 윤기 있고 따뜻한 음색이다. 자극적으로 쏘는 소리를 내지 않아 장시간 청취해도 피곤하지 않다. 
근거리 청취에 적합하다는 제조사의 광고와 달리 좀 더 넓게 설치하고 볼륨을 높여봤다. 최대 볼륨에 가깝게 높여도 소리에 답답함이 없다. 내장 앰프의 구동력은 상당한 편. 대신 유닛 크기에서 오는 저음의 양감과 풍성함은 다소 아쉽다. 솔로 5C는 확실히 넓은 거실에 두기보다 그 보다 작은 방 공간에서 보다 쾌적한 청취를 할 수 있다. 
장점 
저렴한 가격 대비 뛰어난 음질과 품질
2개의 입력단자를 갖춰 여러 기기에 동시 연결할 수 있다. 
각종 조절 노브가 측면에 있어 조작이 쉽고 디자인이 간결하다.
단점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지만 케이블의 재질은 불만족
리모컨의 품질은 상당히 조악하다. 
총평 
중국 제조사들의 제품 품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랩은 품질과 가격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는 인상이다. 특히 10만 원대 초반의 제품치고 출력과 음질이 만족스럽고 디자인과 재질도 가격대를 상회해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혹은 카페 등 넓은 상업공간에 사용하기 부담스럽지 않다. 무엇보다 니어필드 리스닝용 제품이라 주장할 만큼 근거리 재생에서도 깔끔하게 재생되는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