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상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등 이른바 '디지털 비즈니스’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여러가지 전략기술이 등장하고 주목받겠지만 결국은 소프트웨어(SW)가 근간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분당 글로벌 R&D센터에서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주관한 ‘2015 SW 산업전망&SPRi 가을 컨퍼런스’가 열렸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임진식 가트너 이사는 가트너가 전망한 2015년 10대 기술 트렌드를 소개하며, 다양한 기술 이슈를 관통하는 핵심 용어로 ‘디지털 비즈니스’를 제시했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분명한 방향성 하나는 바로 ‘디지털 비즈니스’”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하거나 새 사업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애널리틱스 등 다양한 기술이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에 따르면 포스트PC, 모바일 기기를 넘어 거의 모든 기기에 컴퓨팅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들 기기에서 막대한 데이터가 새로 생성되는데, 이를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 사용자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기업이 지원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와 웹 스케일 등의 기술이 사용되고 이를 안전하게 서비스하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모든 과정의 기반에는 SW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임 이사는 전망했다.

10일 분당 글로벌 R&D센터에서 열린 ‘2015 SW 산업전망&SPRi 가을 컨퍼런스’에서 임진식 가트너 이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10일 분당 글로벌 R&D센터에서 열린 ‘2015 SW 산업전망&SPRi 가을 컨퍼런스’에서 임진식 가트너 이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개별 기술을 보면 '컴퓨팅 에브리웨어(Computing Everywhere)'가 구현될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한다. 임 이사는 “지난해까진 모바일 기기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기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여기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기업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IoT가 확산될수록 데이터를 가공, 활용, 변환해 사용자에게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며 “각 데이터가 소비되는 방식을 보면 연결된(seamless)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3D프린팅 관련해서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기업시장의 경우 10만 달러 미만 장비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고 일반소비자 시장에서는 1000달러 내외 보급형 장비가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이사는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면 프린터 소모품을 팔 것인지 아니면 도면을 만드는 스캐너를 공급하거나 3D 프린터를 이용한 사업을 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분석(Analytics)이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임 이사는 보안 분야를 사례로 제시했는데, 기업이 수집한 공격 시도 정보와 이벤트, 로그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차별화된 빅데이터 보안 모델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나오는 앱을 보면 거의 대부분 분석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며 “사실상 모든 곳에 분석 기술이 보이지 않게 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를 분석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용자에게 적절한 상황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른바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Context-Rich Systems)’이다. 예를 들어 보안에 이 개념을 적용하면 기업 시스템 로그인할 때 해당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외근 중이면서 회사 내에서 로그인을 시도하면 추가 확인을 하는 등의 응용이 가능하다. 상황을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대응하는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기술도 발전하고 있는데 자율주행 차량이나 애플의 시리 등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흐름 역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임 이사는 내다봤다. 이미 많은 앱이 클라우드로 이동했고 최신 서비스 대부분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5년전만 해도 노트북 선택 기준은 브랜드였지만 이제는 콘텐츠 소비형태가 더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다. 단, 임 이사는 기업에 새로운 클라우드 접근법을 주문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하면 앱을 그냥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만 생각한다”며 “그러나 클라우드 기반 앱은 개발 언어와 환경, 인터페이스 다양한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과정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모든 변화의 기반에는 SW와 보안이 자리잡고 있다. 임 이사는 “최근 주목받는 '소프트웨어 정의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Software-Defined Applications and Infrastructure)’는 앱이 물리적인 레이어에 접근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쓰고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기업 인프라 하드웨어가 사실상 x86으로 표준화되면서 기업이 SW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보안 역시 이 모든 기술의 기본 요구사항이어서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임 이사는 “기업이나 개인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변화를 이해하고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라며 “특히 SW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앞서 언급한 기술의 변화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