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가 힘이다] ⑭지란지교소프트 SW경쟁력의 비밀은 ‘자율’이다

유진상 기자
입력 2014.12.15 16:52 수정 2014.12.16 00:06
소프트웨어는 사람과 기술, 문화, 자본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이다. 특히 어떤 분야에서든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은 소프트웨어는 치열한 시장 경쟁을 헤치고 더 많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는, 그만의 매우 특별한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이들 소프트웨어와 해당 업체의 경쟁력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편집자 주>

[IT조선 유진상] 많은 국내 SW 기업들이 진출하고자 했던 시장이 있다. 바로 일본 SW시장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본 시장을 두드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일본 진출 6년 만에 일본 내 5000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는 토종SW 기업이 있다. 지란지교소프트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가 20주년 행사에서 비전 및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란지교소프트)
지란지교소프트는 1994년 창립해 올해로 20년이 됐다. 윈도 통신프로그램인 ‘잠들지않는시간’으로 창업한 뒤 개인정보보호솔루션, 교육기관용 솔루션, 자녀보호 솔루션, 정보보호 솔루션 등을 개발해 온 1세대 SW벤처기업이다. 

20년 동안 국내 고객은 2만 5000여개까지 늘어났고 일본에서만 5000여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미국, 이스라엘, 동남아에서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란지교소프트의 해외매출 변화추이(표=지란지교소프트)
일본 시장은 유통 단계가 상당히 복잡하고 성향자체가 꼼꼼해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나라다. 오랜 기다림 후 고객으로부터 좋은 소식을 들으려면 상당히 치밀한 현지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현지화 작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제품을 현지화 시켜줄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파트너십이다. 이런 이유로 지란지교소프트의 오치영 대표는 일주일의 반 이상을 일본에 머물며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조원희 지란지교소프트 개인정보보호센터 이사는 “대표이사가 일주일의 반 이상을 일본에 머무르며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진행한 것이 일본시장에서 지란지교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대표이사가 직접 사업을 진행하니 의사결정이 빨랐고 일본사업에 적극적이라는 의지를 알리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표이사와 파트너사들과의 스킨십, 커뮤니케이션 등도 회사에 대한 신뢰도 상승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특히 지란지교소프트는 초기 일본 시장 진출 시 대기업 중심의 유통사가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영업라인이 풍부한 파트너와 함께 비즈니스를 진행헀다.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지란지교소프트는 동남아시아와 이스라엘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리적 요충지인 싱가포르에서 ‘디자인웍스’와 협력해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미국, 유럽 등으로의 시장 확대를 위해 이스라엘을 주요 거점으로 삼았다. 

성장원동력은 ‘사업부제’ 조직구조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근간은 바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와 기술력이다. 개인정보보호솔루션, 중소기업통합보안관리솔루션, 청소년보호솔루션, 업무용메신저 등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성장원동력은 사업부제의 조직구조다. 현재 지란지교소프트는 3개의 국내사업부와 해외사업부, 3개의 자회사로 나뉘어 있다. 국내사업부는 개인정보보호센터, 키퍼사업부, 컨버전스사업부로 구분된다. 또 자회사는 보안솔루션 개발전문 기업인 지란지교시큐리티와 보안솔루션 유통전문기업 지란지교SNC, 일본과 미주법인 등의 해외법인이다. 

조 이사에 따르면 지란지교소프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부제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부가 하나의 사업체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사업부내에서 개발, 영업, 투자까지 사업부장이 모든 권한을 위임 받아 사업이 운영된다. 각 사업부에는 시장점유율 1위의 제품이 한 가지 이상씩 있으며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및 이익비중도 각 사업부가 사이좋게 30%씩을 차지하고 있다.  

조원희 지란지교소프트 개인정보보호센터 이사(사진=지란지교소프트)
조 이사는 “사업부에 모든 의사결정권이 주어지니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빠르다”며 “다른 기업이 몇 단계씩 거치는 결재 절차도 지란지교소프트는 3단계 안에 마치니 다른 기업보다 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CEO의 역할은 사업부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일이 기업가치(사회에 순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인지 아닌지)와 맞는지만 판단한다. 따라서 내부에서도 자연스러운 자율경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사업부끼리 협업(CO-WORK)을 통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조 이사는 “지란지교소프트는 말로만 자유로운 문화가 아닌 자유가 잘 정착되어 있는 회사”라며 “하지만 자유와 함께 책임도 함께 부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 속 아이디어…특허로 탄생

실제 지란지교소프트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잘 정착돼 있는 회사로 유명하다. 자유로운 토론, 회의 문화를 위해 회의실도 모두 개방되게 만들었다. 오픈된 마인드로 소통을 하다 보니 회의효율도 높이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이런 자유로운 토론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구현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이를 제안하고 이는 공식절차를 거쳐 인큐베이팅 가능 여부가 판단된다. 인큐베이팅은 보통 대표이사 직속으로 이뤄지며 개발과 마케팅에 필요한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받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사업부에서 이미 안정적으로 진출해있는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되는 제품과는 별도로 전혀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할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안드로이드 락커 ‘웨더락커(WeatherLocker)’, 모바일문서탐색앱 ‘다이렉틀리(Direct.ly)’ 등이 탄생했다. 웨더락커는 해외를 포함해 15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또 다양한 아이디어는 향후 제품을 기획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때 적용되기도 한다.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는 곧 특허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레카’라는 사내 아이디어 공유모임을 통해 자유로운 SW관련 아이디어를 내놓고 사내 기술세미나 ‘테크스토리’를 통해 지식공유활동이 펼쳐진다. 특히 사내메신저에는 특허사무소와 전담 변리사가 등록되어 있어 이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통해 특허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활동을 토대로 지난 3년간 출원한 특허가 63건에 이른다. 

사내메신저에는 특허와 관련해 항상 상담할 수 있도록 변리사가 등록돼 있다(그림 = 지란지교소프트)
조 이사는 “아이디어도 SW의 경쟁력”이라며 “비정기적으로 지적재산권 설명회를 진행하고 직무발명제도를 통해 사내에서 특허가 등록되며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해서 모인 아이디어는 지적재산권 발굴 프로세스를 통해 상용화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란지교소프트는 중소기업 지식재산경영인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IP스타기업 육성사업에 선정,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13년 7월에는 특허청으로부터 직무발명보상우수기업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향후 10년은 ‘일십백천만’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 9월 20주년을 기념해 대치동 사옥에서 자축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치영 대표는 “직원의 꿈을 소중히 생각하고 회사 안에서 개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드림플랫폼’을 꿈꾼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9월 지란지교소프트는 20주년을 맞아 자축 행사를 진행했다(사진=지란지교소프트)

그리고 그는 ‘일십백천만(1, 10, 100, 1000, 10000)’이라는 향후 10주년을 위한 계획을 선포했다. '일(1)'은 유니크를 뜻한다. 넘버원 기업보다는 유니크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십(10)'은 10개의 꿈이다. 성장가치가 있는 10개의 큰 꿈을 발굴해 그 꿈들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백(100)'은 100대 글로벌 SW다. 또 '천(1000)'은 앞서 말한 10개의 큰 꿈 중 하나의 가치가 1000억원에 버금가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마지막으로 '만(10000)'은 1000억원의 가치를 가진 꿈 10개가 모여 1조원의 가치를 이루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또 ‘리스타트(재시작)’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오치영 대표는 “지난 20년은 내실을 다지는 청소년기였다”며 “올해는 성년을 맞이해 앞으로 100년 가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리스타트 하는 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란지교가 추구하는 도전, 신뢰, 순기능의 핵심가치와 직원들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드림플랫폼으로써 CDO(Chief DreamOfficer)의 역할에 변함없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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