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는 지난 11월부터 운영해 온 ‘지배구조 개선 TFT’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년 1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각종 사태의 원인이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미흡에 있다고 판단해 ▲CEO 승계 및 양성프로그램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계열사 대표 및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도 등을 점검하고 개선안 도출 중이다.

우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지주 계열사 내부통제 총괄기능이 강화된다. 이는 계열사별로 발생 가능한 금융사고를 그룹 차원에서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지주사 내 감사 및 내부통제 인력을 보강했다.

또한 국민은행의 경우 과거 내부감사를 자체적으로 수행했으나 2014년부터는 자체 감사와 지주사의 감사도 함께 받도록 했다. 특히 계열사 대표의 성과 평가항목에 내부통제 지표를 신설해 내부 경각심을 높였고, 계열사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해 취약점을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서는 은행의 전반적인 내부통제 체제를 원점에서 재점검했고, 이 결과 총 253건의 취약요소를 개선했다. 또한 영업점 현금출납 같은 고위험업무는 명령휴가를 의무화해 운영함으로써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를 예방토록 했다.

국외점포의 관리체계도 재정립했다. KB금융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금융사고 자료를 분석해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을 도출했고, 앞으로 유사한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 방안을 마련 중이다.

또한 금융사고 위험이 높은 영업점이나 업무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고, 영업점 자체 점검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자점검사 지적내용과 해당 내용의 중요도를 자체점검자의 성과 평가에 반영해 감사 업무의 실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개인정보관리는 금융당국의 재발방지 종합대책 가이드라인을 우선적으로 이행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고객정보번호 사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한 업무용 PC 본인인증을 위해 OTP를 사용하고, 주요 시설 출입 시 스마트폰 촬영방지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윤리강령 기반의 교육을 늘리고, CEO는 조례사나 임직원레터 등의 소통수단을 통해 윤리경영의 실천의지를 임직원에게 전파하기로 했다.

문제로 지적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현직 CEO가 참여하는 ‘선양성 후승계’의 CEO 승계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CEO 승계프로그램을 현직 CEO와 지배구조위원회(가칭)가 주도해 후계자를 양성토록 했다. 이외에도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에 주주대표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룹사 임원 선·해임 관련해서는 이사회의 통제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포함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칭 ‘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 등기임원 선임 시 동 위원회의 결의 절차를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단, 비등기 주요 집행임원은 그룹 CEO가 선임하고 추후 지배구조위원회나 이사회에 보고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CEO의 인사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도 바뀐다. 경영, 법률, 회계 등 분야별 사외이사 후보 풀을 구성하고 이중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추천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사외이사 평가 시 내부직원 평가를 확대·운영하고 외부평가를 정례화해 공정을 높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반영해 완전 자회사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거나 3인의 사외이사를 두기로 했고, 그룹을 지주사 중심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일원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은행과 보험을 제외하고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지주사 사외이사가 계열사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필요시 자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그룹차원에서 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구축할 방침이다.

윤종규 회장은 “그간 KB금융을 둘러싸고 발생한 불미스런 일들을 통해 KB금융 전임직원은 통렬한 반성과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철저한 내부통제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다시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