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호갱된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호구와 고객을 합친 신조어 '호갱'은 제품을 구입할 때 관련 정보 없이 지나치게 비싸게 구입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요즘은 스마트 기기가 널리 보급돼 있기 때문에 조금만 알아도 덤터기를 쓸 위험이 줄어든다. 누구나 알뜰한 쇼핑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IT조선은 '호갱탈출'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손해를 보지않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와 팁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이나 가전, PC·주변기기 등 각종 IT제품 구매나 사용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호갱탈출' 코너를 활용하면 된다.<편집자주>
[IT조선 최재필]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필리핀에서 기초적인 영어를 배우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연계코스 선택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낯선 이국땅에서 야심찬 계획을 잡고 모험을 떠나지만, 초기 생활 정착을 위해 해야 할 것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필수 항목은 바로 '휴대전화' 개통이다. 그렇다면 필리핀과 호주에서 ‘휴대전화’ 개통은 어떻게 할까.
'필리핀'서 휴대전화 개통하기
필리핀은 비교적 저렴한 연수비용과 기숙사 제공, 1:1 영어 교육 등의 장점으로 학생들의 기초영어 교육은 물론, 직장인들의 비즈니스 영어회화 교육 선택 국가로 인기가 높다. 마닐라, 세부 등 고온다습한 날씨가 유지되는 지역 외에도, 서늘한 날씨가 유지되는 바기오 등도 인기 있는 필리핀 어학연수 도시 중 하나다.
필리핀에서의 휴대전화 개통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유심’을 구입해야 한다. 필리핀 이통사중 가장 대표적인 회사는 '글로브(Globe)'와 '스마트(Smart)' 등이 있다. ‘유심’ 판매처는 일반 길거리 상점도 있긴 하지만 필리핀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SM, 아얄라몰 등에서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쇼핑몰 내에는 휴대폰 개통을 해주는 판매점들이 입점해 있다. 필리핀에서 판매하는 유심은 40페소(한화 약 1000원)정도다. 이 유심을 자신이 가지고 온 단말기에 꽂기만 하면 이미 개통은 완료다. 우리나라처럼 가입서를 작성해야 한다거나 통신사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 단계들은 모두 생략된다.
전화번호 확인은 유심을 뜯어낸 카드 바로 윗부분에 '9'로 시작하는 번호가 자신의 전화번호다. 실제 사용할 때는 '9'앞에 '0'만 붙여주면 실제 사용 가능한 번호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카드에 나와 있는 번호가 '9123456789'라면 현지에 있는 지인에게 내 번호를 알려줄 땐 '09123456789'로 일러주면 된다.
그 다음으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단,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달리 '로드'라는 카드로 금액을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통 충전 가능한 카드는 ▲50페소 ▲100페소 ▲200페소 ▲300페소 ▲500페소 등의 종류로 나눠져 있다. 카드별로 사용할 수 있는 통화량이나 문자, 인터넷 등 제공량이 각각 다르니 미리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카드를 선택한 후, 뒷면에 보이는 은색 부분을 동전을 이용해 조심스레 긁으면 16자리의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글로브' 통신사를 선택했을 경우에는 '223', 스마트 통신사를 선택했을 경우 '1510'에 전화를 건다. 이후 카드 번호를 누르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는데, 이때 카드 뒷면에 나온 번호를 입력하고 ‘#’ 버튼을 누르면 충전이 완료된다.
만약 내 휴대폰에 남아 있는 잔액이 궁금하다면, 글로브는 '222', 스마트는 ‘1515’ 번호로 'bal'이라고 적어 문자를 전송한 후 1분 이내에 문자로 확인할 수 있다.
'호주'서 휴대전화 개통하기
호주는 어학연수 외에도 워킹홀리데이 국가로 유명하다. 필리핀에서 기초 영어 교육을 마치고, 호주로 이동해 일과 영어 공부를 동시에 하는 이들이 적잖다. 특히 워킹홀리데이의 비자로 온 경우, 1년 이상 장기체류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휴대전화’는 상당히 중요하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인 만큼 언어에 대한 장벽 때문에 ‘휴대전화’ 개통이 아시아 국가들 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호주에서 휴대전화 개통 방법이 결코 어려운 건 아니다.
호주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바로 ‘여권’이다. 판매처에서 여권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이후 ‘유심’을 구매해야 한다. 호주의 대표적인 이통사로는 '옵터스(Optus)'와 '보다폰(Vodafone)'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옵터스’의 인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로 가는 경우 공항에 마련된 판매점에서 개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 로드샵, 대형쇼핑몰(콜스, 우럴스 등)에서도 가능하다.
현지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요금제는 선불제(프리페이드) 방식이다. 후불요금제(포스트페이드) 방식도 있지만 2년 약정을 해야 가입할 수 있다 보니 부담 없는 선불 요금제를 많이 이용한다. 이는 기존 버스카드처럼 미리 충전해 놓고 그 요금만큼 사용하는 것이다. 필리핀과 같다고 보면 된다.
‘후불요금제’ 역시 요금제별로 사용할 수 있는 전화량, 문자량, 데이터량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내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유심’을 구매하면서 요금 충전도 함께 한다. ‘유심’의 가격은 2달러(약 1800원)이다. 이후 30달러 요금을 충전하면 영수증 같은 종이를 한 장 준다. 이 안에는 충전이 가능한 ‘바우처(voucher) 번호’가 적혀 있다.
유심을 휴대폰에 끼운 후에는 '활성화(activate)'를 해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통사 전문매장에서 구매한다면, 직원이 그 자리에서 해주지만 콜스, 우럴스 등과 같은 쇼핑몰에서 따로 구매를 할 경우 직접 인터넷에 접속해 활성화를 해야한다.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매장에서 개통하는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555'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면, 1번(잔액), 2번(충전)을 선택하라는 안내음성이 나온다. 2번을 선택한 후 다시 1번(자동입금), 2번(바우쳐 충전) 안내가 나오면 다시 2번을 누른다. 이후 요금제 영수증에 적힌 번호를 입력한 후 '#'을 누르면 선택한 선불요금제 충전이 완료된다.
만약 사용하다가 잔액이 궁금하면 '9999' 번호로 'bal' 이라고 적어 문자를 보내 전송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Tip> 필리핀, 호주 등에서 기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국내에서 반드시 ‘컨트리락’을 해제한 후 사용해야 한다. ‘컨트리락’ 해제 여부는 대리점 방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