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가초고성능 컴퓨터 육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술 수준이 당초 예상에 못미쳐 예산타당성 검토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슈퍼컴 5호기 도입도 늦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을 위해 미래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의 예산타당성 심사가 멈춰있다. 기술 수준이 아직 모자라기 때문에 실현하는데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isti 슈퍼컴퓨터 4호기 타기온II (kisti) (사진=타키온)
kisti 슈퍼컴퓨터 4호기 타기온II (kisti) (사진=타키온)

 
미래부는 지난 2013년 CPU를 포함한 전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국산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슈퍼컴퓨터 개발비 900억원, HW구입비용(KISTI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 680억원, 기반시설 비용 등을 포함해 약 2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지난 2013년 12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기재부 해당부서와 위원회에서는 실효성 등 기술 수준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지난 해 5월 미래부는 슈퍼컴퓨터 도입과 개발과 관련해 재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술 개발의 문제가 제기돼 미래부의 요청으로 현재는 예산타당성 검토 자체가 멈춰있는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KISTI 슈퍼컴퓨터 도입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큰 이견은 없는 반면, 슈퍼컴퓨터 개발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많다”며 “기술 수준이 맞지 않다는 이견에 따라 미래부에서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슈퍼컴퓨터 자체 개발이라는 이슈와 맞물려 KISTI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도 늦춰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현재 운영중인 슈퍼컴퓨터 4호기 ‘타키온II’를 오는 2016년 교체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또 교체 후 이를 운영할 복합동 건물 공사와 함께 첨단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는 모두 노후화돼 전세계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하는 ‘슈퍼컴퓨터 톱500’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어 슈퍼컴퓨터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슈퍼컴퓨터 자체 개발과 맞물려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 마저 시기를 놓치고 있는 듯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예산타당성 검토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