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0%', 1년도 못갔다…토종 DBMS 성장세 ‘급제동'

박상훈 기자
입력 2015.01.27 15:24 수정 2015.01.28 00:05
[IT조선 박상훈]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성장한 시장의 전부를 외산 업체가 독식했고 우리 업체들은 오히려 갖고 있던 시장마저 일부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DBMS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특히 DBMS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주요 시장 변화의 핵심적인 요소기술이다. 지금에라도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국내 DB기업 5200여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DB산업 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DB 산업 시장은 전년 대비 6.1% 성장한 12조17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임태훈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팀장은 “빅데이터가 전체 DB 시장 성장을 견인하면서 데이터 분석, 컨설팅,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10~2014 국내 DB 시장 규모 (표=미래부)
솔루션 분야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비정형 데이터 분석, 데이터 시각화, 실시간 분석 등 데이터 분석 솔루션 시장과 데이터 분석 컨설팅 시장이 각각 15.1%, 16% 성장하며 전체 DB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전체 솔루션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점유율도 2013년 26.4%에서 지난해 29.0%로 올랐다. 미래부는 국내 DB 시장이 2018년에는 1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겉으로는 견실하게 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겉으로 드러난 것과 큰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DBMS 부문의 국산 솔루션 점유율이 대표적이다. DBMS 시장 규모는 5813억 원으로 솔루션 중 가장 크기도 하지만 DB 서비스와 컨설팅 등 DB 시장의 원천기술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실제로 오라클, MS 등 세계적인 IT 솔루션 업체는 DBMS를 바탕으로 다양한 관련 툴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지난해 국산 DBMS 점유율은 9.6%에 그쳤다. 2013년 10.4%로 사상 처음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그동안 국산 DB 업체들은 점유율 10% 돌파를 토종 DBMS의 독자적인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상징적인 지표로 꼽아왔다. 그러나 불과 1년만에 DBMS 기술 독립국 입지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2014년 국내외 솔루션/컨설팅 기업의 시장 점유율 (표=미래부)
점유율 10%가 깨졌다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 실제 매출액 자체가 줄어든 것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013년 국산 업체의 DBMS 매출 총액은 621억 원 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58억 원으로 60억 원 가까이 줄었다. 전체 시장이 10% 성장한 가운데 토종 DBMS 매출은 1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결국, 전체 시장은 늘어났지만 늘어난 전체를 외산 업체가 싹쓸이 한 것은 물론 기존 토종 DBMS가 갖고 있던 시장마저 뺏긴 셈이다.
 
이처럼 토종 DBMS 업체가 부진했던 이유는 다양한 요인이 거론된다. 그동안 국산 DBMS의 주요 수요처였던 금융권 프로젝트가 축소, 중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레퍼런스를 요구하는 관행과 통합 솔루션을 선호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임 팀장은 “조사 과정에서 업체 인터뷰를 해보면, 기업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외산) 제품과의 호환성 때문에 통합 솔루션 형태의 외산 솔루션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산 DBMS 업체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인메모리 DBMS 전문업체인 리얼타임테크가 지난해 상반기 서울사무소를 대폭 축소하고 본사가 있는 대전권을 중심으로 영업 커버리지를 바꿨고, 국내 대표 DBMS 업체인 알티베이스는 금융권 프로젝트 축소 여파로 직원 복지 제도를 축소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몸집도 줄이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2013년 기준 신규 라이선스 매출이 1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억 원 가까이 줄어 성장의 모멘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14년 DB솔루션/컨설팅 세부 시장 현황 (표=미래부)
또다른 국내 DBMS 업체인 티베로는 지난해 6월 ‘티맥스데이터’로 사명을 바꿨고, 지난달에는 관계사인 티맥스소프트와 조직을 통합했다. ‘티맥스’ 브랜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그만큼 시장에서 외산 업체와의 인지도 경쟁이 쉽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160억 원 정도였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직원 수와 연구개발 추가 투자 등을 고려하면 매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DBMS 업체의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외산 업체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고, 소프트웨어 분할발주나 국산 제품 우대 정책 등은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국산 DBMS 업체 관계자는 "국산 DBMS는 금융, 공공, 교육 등 주요 분야에서 핵심 업무에 활용될 만큼 기술력과 성능은 이미 외산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시스템 소프트웨어 특성상 인식을 한번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외산 제품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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