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IT조선 최재필] 대전광역시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에 위치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의 창조경제 생태계 확충의 일환으로 공모전 등을 통해 선발된 창업·벤처기업들이 세상 밖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30일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구축을 목표로 하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SK그룹과의 역량 연계로 '시너지 창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전센터)는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대전광역시·대덕특구 연구기관·SK그룹 등이 손잡고 확대 출범했다. 창업 및 벤처 기업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미래부는 대기업이 지역 내 창업·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사업화, 판로 확보·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도록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연내 구축을 목표로 잡고 있다. 복잡한 규제로 창의적 시제품과 신서비스의 시범 적용에 애로가 발생하거나 공공연구기관 등의 연계 활동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각자가 개발한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각자가 개발한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에 SK그룹은 '대전센터'의 전사적 지원을 위해 창조경제혁신추진단을 구성했고,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단장을 맡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추진단 산하 실무조직으로는 ▲대전센터운영팀 ▲세종프로젝트추진팀 ▲창조경제기획팀 등 3개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SK정규직 17명이 근무자로 상주하면서 대전지역의 잠재력 있는 유망 벤처기업과 예비창업자들을 발굴한다.

대전센터는 지난해 말 유망기술과 기술 수요처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기술사업화 마켓플레이스에는 약 4000여 건의 기술 데이터베이스가 등록돼 있다.

또 3D프린터와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기기 등을 갖춘 시제품 제작소를 오픈해 벤처기업과 예비 창업가들의 시제품제작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시제품 제작소는 개소 이후 약 120여회가 사용되는 등 대전 지역의 ‘기술 사랑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재호 SK텔레콤 CEI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SK그룹이 대전 창조경제센터를 확대 출범한 뒤 대덕 연구단지에 기술과 특허를 활용한 ‘연구소 창업’이라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대전시, 카이스트, 출연연 등이 함께하는 센터를 구축해 '한국형 실리콘벨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센터 입주기업, 구슬땀 흘려가며 세상과의 '맞짱 준비'

현재 '대전센터'에는 인큐베이팅 기업으로 10곳이 입주해 있다. 이 기업들은 총 10개월간 입주해 있으면서 정부, 지자체, SK그룹 등의 지원을 받는다.

기업당 창업초기자금으로는 2000만원씩 지원됐으며 ▲멘토 및 SK 관계사 전문가 1대1 전담 지원 ▲SK와 연계해 판로·마케팅 지원 ▲ICT 관련 전시회 동반 참석 ▲벤처기업 CEO 심리상담 ▲노무·법률상담 등을 무료로 제공 받는다.

아울러 오는 2월과 5월 기술개발자금 계획심사를 통해 최대 2억원의 자금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마련된 시제품 제작소에서 현장 관계자자가 3D프리팅 제작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마련된 시제품 제작소에서 현장 관계자자가 3D프리팅 제작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이날 현장에서는 입주 기업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들을 엿 볼수 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원 출신인 박지만 엘센 대표와 글로벌 벤처스타로 선정된 이상수 옵텔라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사업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박지만 대표는 대전센터 내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드림벤처스타’로 선발돼 센터내에 입주한 후 센싱용 반도체 설계 특허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에서 투자의향서를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사업 경력이 전혀 없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SK그룹의 기술 코칭과 경영 컨설팅으로 애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수 대표는 ETRI에서 24년간 광통신 기수개발 과제에 참여했으며, 과통신분야에서 SCI 논문 45편을 게재하고 특허150여건을 출원·등록하기도 했다. 그는 저가형·저전력 광 이더넷 트랜시버로 해외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이후 용기를 내는 연구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설명했다.

대전센터 확대 오픈 후 청년창업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웹 기반 고급영상 자동 제작 시스템인 ‘비디오 팩토리’를 시연한 황민영 엠제이브이 대표는 올해 나이 24세로 오는 2월 카이스트 졸업을 앞 둔 대학생이다.

황 대표는 "이 곳에서 SK그룹의 인맥 네트워크 툴을 활용할 수 있다는건 정말 큰 장점"이라며 "19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주하게 됐는데, 올해 안에 직접 개발한 제품을 정식으로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SK그룹은 대전센터 지원 과정에서 ICT부터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SK그룹의 네트워킹을 활용한 기술 전수, 판로개척 등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해 스마트기기를 충전하는 신기술을 개발 중인 이경수 테그웨이 대표는 “우리의 개발제품은 ICT와 에너지 양쪽에 걸쳐 있다”며 “SK그룹은 우리의 바이어인 동시에 폭넓은 마케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 만난 이민구 더에스 대표는 스포츠 와이파이 카메라 '더뷰1'을 선보이며, 이웃도어 스포츠 및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 주로 사용되던 소형 카메라에 사물인터넷 기술인 와이파이 기술을 접목해 언제 어디서나 촬영한 사진 또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방법을 시연했다.

그는 "SK에서 직접 멘토를 해주며 경영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저희 같은 청년 창업가들이 직면하는 문제가 바로 자금인데 여러 가지 기술 심사를 통해 최대 2억 원까지 지원을 해주고 있어 목표를 향해 더 열심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