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산업, 정부 제 역할 못하고 있다” …정보보호 대토론회

유진상 기자
입력 2015.02.03 18:00 수정 2015.02.03 18:13
[IT조선 유진상] “모든 산업은 순환될 수 있는 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 역할은 정부의 몫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다.”

정보보호 전문가들이 정부가 정보보호 산업에 있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IT 환경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보안산업에 대한 제도적 접근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사이버 안심국가 실현을 위한 정보보호 대토론회'가 개최됐다(사진=미래부)
3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사이버 안심 국가 실현을 위한 정보보호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산학연 정보보호 분야 전문가 30여명이 모여 정보보호 투자활성화 및 정보통신기반시설 보호, 전문인력 양성 등 정보보호 정책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심종헌 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정부는 정보보호에 대한 열망이 너무 강해 원천봉쇄적 보안만능주의에 빠져있다”며 “이는 모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망분리 사업과 무선 사용을 예로 들며, “망 분리의 경우, 원천적으로 외부망과 내부망을 단절시켰고 무선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해 무선 보안이 필요없는 상황을 만들어 보안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보안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심종헌 협회장은 “현재 정부의 예산 구조에서는 정보보호 예산을 늘리려면 다른 정보화 예산항목을 줄여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며 "정보보호 항목을 따로 분리해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보보호 산업 예산은 국가정보화예산 안에 포함돼 있다. 국가 정보화예산이 약 5조원인데 이 중 정보보호 예산은 지난 2009년 2700억원을 정점으로, 이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찬구 더존시큐리티 대표는 “정부 예산 중 R&D 지원자금이 있는데 이는 잘 운영되고 있는 듯하다”며 “하지만 실제 해외 진출 시 요구되는 것은 레퍼런스 사이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지원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보수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동훈 닉스테크 대표는 “공공기관의 유지보수에 대해 통산적으로 최저가 입찰이 진행된다"며 이로 인해 웃지 못할 일들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유일하게 보안 기술을 갖춘 업체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한 공공기관의 유지보수 작업에 응하지 않자, 해당 기관이 공정거래 위원회에 ‘우월적 지위 남용’을 이유로 제소했다. 

그는 이어 “정보보호 산업은 일반 SW 산업과는 달리 제품 납품 후 유지보수가 더 중요하다’며 “국내는 사고 후 분석, 대응, 보안패치 등의 후순위 작업이 전혀 인정되지 않고 있어 빠른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보호 산업이 글로벌 정보보호 기업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정보보호 등급을 매겨 기업 브랜드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홍선 SC은행 정보보안본부 부행장(CISO)은 “HP, IBM,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자리 마련이 필요하다”며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도 단절이 생길 수 밖에 없어 글로벌 트렌드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현 국민은행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정보보안 등급을 부여해 브랜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왼쪽)과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보(사진=미래부)
업계의 이런 지적에 대해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은 "정보화예산의 5%를 정보보호 투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 의견을 참고해 지난해 7월 구상한 정보보호 활성화 대책에 보강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보는 “소니해킹사건 이후 북한과 미국의 사이버충돌과 한수원사태로 사이버테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 때에 사이버안심 국가건설을 위한 토론회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정보보호 산업 발전을 위한 미래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제안된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되어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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