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연임이 유력했던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면서, 차기 CEO 경선 경쟁이 한층 더 가열될 전망이다.

서울 대평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서울 대평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 전경.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 행장은 지난달 3일 감기와 폐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약 한 달이 지난 현 시점까지 일반 병동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서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지만, 건강을 회복하는 기간 등을 고려할 때 3월 임기 완료 후 치러지는 차기 경선에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3일 한동우 신한은행 회장은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서 행장의 병세가 회복되고 있는 건 맞지만 당장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해, 서 행장의 연임 불가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최근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한동우-서진원 투톱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서 행장의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권력구도의 틈새를 노리고 차기 행장직에 도전하려는 각 후보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차기 CEO에 도전하려는 후보자들이 경선 레이스에 나설 준비로 분주하다. 서 행장의 공백기를 백분 활용해 오는 2월말 열릴 예정인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에서 차기 CEO 후보에 선정되기 위한 물밑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등이다.

우선,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은 한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김 부사장은 1983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뒤 인사를 주로 담당하다 2009년 부행장에 올랐고, 2013년 5월부터 신한금융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금융 통합기획팀장, 신한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을 두루 역임한 뒤 지난 2013년부터 신한카드 사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위 사장은 지난해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대란 속에서도 순이익을 19%나 올리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은 신한은행 개인고객지원부 부장, 인사부 부장, 신한은행 부행장을 차례로 역임한 인물이다. 지난 2013년 한 회장에 의해 계열사 사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경위에 한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한 회장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 유력한 차기 CEO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단, 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다 해도 재일교표 주주들의 재가가 남아 있어 최종 후보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