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최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는 가격이 안정화되고, 성능도 상향 평준화되면서 PC 저장장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SSD 제품에서 여전히 다른 부품과의 호환성 문제가 발견돼 소비자들의 꼼꼼한 판단이 요구된다.

호환성 문제가 보고된 SSD는 리뷰안테크의 ‘850X1’으로, 지난해 5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도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는 인기 제품이다. 이 제품으로 국내 중소기업인 리뷰안테크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 대비 성능, 소위 ‘가성비’ 높은 SSD 제조사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리뷰안 850X1(사진= 리뷰안테크)
리뷰안 850X1(사진= 리뷰안테크)

그러나 지난 달 일부 850X1 구매자들이 PC 부팅 후 인식이 잘 되지 않고, 인식되더라도 정상 속도의 1/10 수준인 30~40MB/s로 작동하는 문제를 발견, 회사측이 조치에 나섰다. 리뷰안테크에 따르면, 해당 문제는 일부 파워서플라이와의 호환성 문제로 인해 SSD의 펌웨어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되는 SSD는 대부분 디바이스 슬립(DevSleep)이라는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는 PC를 일정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SSD를 유휴상태로 변경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주는 기능이다. 850X1은 특정 파워서플라이 모델과의 호환성 충돌로 인해 PC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SD가 슬립 상태가 돼 제 성능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IDE to SATA 변환 케이블을 통해 파워서플라이의 IDE 파워 커넥터로 SSD에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결국 리뷰안테크는 4월 생산 제품부터 충돌이 일어났던 파워서플라이 모델과의 호환성을 개선한 펌웨어를 적용해 출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제품의 경우 수동으로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지만, 유통재고 등 기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 기술지원센터에 요청 시 제품을 교환해 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리뷰안테크 관계자는 “해당 현상은 최근 출시된 신형 파워서플라이 일부 모델이 차세대 CPU 지원을 위해 내부 설계가 변경됨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서 테스트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제품이지만, 다른 신형 부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됨을 고려해 좀 더 신속한 펌웨어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소비자용 SSD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임을 고려하면, 호환성 문제를 비롯한 SSD 안정성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실제로 당시에는 알 수 없는 없는 이유로 SSD 인식이 안 되거나 간헐적으로 멈추는 프리징 현상 또는 블루스크린이 뜨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SSD 제조사들도 메인보드와 파워서플라이 등 다른 부품과의 호환성을 의심했지만, 수많은 부품 조합을 일일이 테스트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낸드플래시 기술이 발전하고, 컨트롤러의 안정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많이 해결된 상태다. 최근 비교적 PC 관련 지식이 많지 않은 사용자들도 손쉽게 업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SSD가 대중화된 데는 가격만큼이나 이러한 안정성 개선에 힘입은 바가 크다.

소비자들 또한 SSD 구매 시 가격은 물론이고, 안정성이 검증된 제품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다. 무엇보다 100% 완벽한 제품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은 소비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결국 가성비 만큼이나 얼마나 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는 지가 SSD 제조사의 경쟁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