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IT조선 최재필]"게놈 연구를 통해 전 인류의 무병장수를 이루고 싶습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이하 유니스트)의 1호 '연구 중심 벤처'를 창업한 박종화 생명과학부 교수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게놈 연구의 최종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게놈'이란 생물의 생명현상과 관련된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하는데, 각 개인의 신체 특징과 특정 질병 발병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정확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다.

지난 24일, 유니스트에서 게놈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종화 생명과학부 교수
지난 24일, 유니스트에서 게놈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종화 생명과학부 교수

박종화 교수는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박사를 받은 생명정보학 연구 1세대다. 박 교수는 가천의과학대 연구팀과 한국인의 게놈 지도를 처음 분석했으며, 최근 해양과학기술원과 고래의 유전정보를 완전 해독 하고 한국호랑이 게놈분석을 통해 대형 고양이과 게놈의 표준을 마련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제로믹스'라는 연구 중심의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제로믹스'는 노화와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게놈 관련 분석을 하는 곳이다. 노화 진단기기와 키트, 슈퍼컴퓨터 서버 개발 등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제로믹스'는 지난 13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으로부터 1억 7000만원 규모의 과제를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오는 12월까지 국립생물자원관의 멸종위기 고양이과 생물 게놈 프로젝트 분석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첨단 게놈분석기술이 필수적인 이번 과제를 수주함으로써 박 교수의 기술력을 입증한 셈이다.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박종화 교수 (사진=유니스트)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박종화 교수 (사진=유니스트)

'전 인류의 무병장수'가 게놈 연구의 최종 연구 목표라고 밝힌 박 교수는 "게놈은 인간의 생체 운명을 결정짓는 사주팔자에 비유된다"며 "게놈 연구를 통해 인간의 삶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생물학적 정보를 다양하게 축적해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고 예측해 암과 노화를 정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순수 이론 연구만 고집하던 영국 캠브리지대 주변에 첨단 벤처들이 생겨난 후, 이들을 기반으로 '캠브리지 과학 단지'가 조성됨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향후 울산에도 이처럼 첨단기술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침체기에 빠진 울산 경제를 살릴 방안은 벤처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며  "이를 위해 유니스트가 캠브리지 대학교처럼 창업의 허브가 되고, 주변 벤처와의 끊임없는 연구 협력으로 '연구 중심 벤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 수도 울산에 첨단기술 산업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