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상훈] 원가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하던 기존 소프트웨어(SW) 사업 대가를 고객사가 체험하는 서비스 가치를 중심으로 바꾸는 시도가 본격화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회장 조현정, 이하 협회)가 민간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사업대가 가이드를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SW 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는 공공부문에서 SW사업을 추진할 때 예산 수립과 사업 발주시 대가를 산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번에 발표한 민간 사업대가 가이드는 IT아웃소싱(ITO) 서비스 대가 모델을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의 운영단계에 추가해 민간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협회는 특히 이번 가이드 마련에 전통적인 원가보전 방식 대신 가치 중심 방식으로 전환해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기존까지 SW사업대가를 산정할 때는 개발 규모를 기능점수로 환산해 기능점수 단가를 곱하는 기능점수 방식과 투입 인력의 수를 세는 헤드카운트 방식(투입공수 방식)을 사용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투입원가를 기반으로 대가를 산정해 서비스의 품질을 담보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새로운 서비스 대가 산정 방식 (표=SW산업협회)
새로운 서비스 대가 산정 방식 (표=SW산업협회)
이에 따라 협회는 SW사업 대가를 원가보전 방식에서 가치 중심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지난해부터 IT아웃소싱 대가산정 모델을 표준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고객사의 특성과 제공되는 역량 수준을 대가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협회 관계자는 "IT서비스학회 주도로 업계 실무자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통해 표준안을 마련했고 IT아웃소싱 서비스를 받는 고객사 검토를 거쳐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서비스 대가 산정에서는 '서비스 가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가이드는 먼저 서비스 입력(Input)이 아닌 서비스 결과(Output)를 기반으로 대가를 산정한다는 원칙에 따라, 서비스 종류를 운영관리, 장애관리, 개선관리, 지원관리 등으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해 서비스 규모와 서비스 단가를 정했다. 최종적으로 이를 통해 제공자와 고객간에 계약을 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종류에 따라 고객이 요구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의 양과 질을 정의하는 것인데 이것이 곧 '서비스 가치'다. 가이드는 이를 서비스 규모와 가치의 곱으로 계산하는데 항목별로 상세하게 산출하는 식을 도출해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 자체의 기본적인 부분과 고객의 특성을 반영한 부분, 그리고 제공자의 경쟁력 차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각각 기본규모, 특성규모, 역량규모로 세분화했다.

이번에 공개된 가이드는 개별 사업에 따라 차이가 있고 또 계약 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수 있다. 이런 복잡성을 고려해 가이드에는 상세한 적용 사례도 함께 수록됐다. 협회 측은 이번 가이드가 고객사가 체험할 수 있고 인정하는 가치에 의해 대가를 결정하는 구조여서 고객사와 제공사 모두 수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용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는 15일부터 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의 SW사업 대가산정 방식은 복잡하고 서비스의 가치를 추구하지 않아 SW의 가치와 연구개발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힘든 구조"라며 "앞으로 가이드에 대한 시장의 검증을 거쳐서 SW사업에 관한 나머지 수명주기에도 가치기반 대가산정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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