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국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에 대한 관심은 높아가고는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을 키우기 위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SDN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더디게 발전하고 있으며, SDN 환경을 구현하기까지 기술 및 장비 도입, 교체 등 전 과정이 만만치 않다.

이는 무엇보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마다 SDN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SDN의 정의나 구현방식에 있어 각 업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어 오히려 시장에서 혼란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또 기업 실무자 입장에서 SDN 도입 후 운영과 관련해 책임져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서버와 스토리지의 경우 효율적인 인프라 관리를 위해 가상화 등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는 데 반해 보수적이라는 부분도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인프라가 성숙돼 있는 상황에서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 인프라의 투자비 보호와 호환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며, SDN 도입에 대한 레퍼런스 사이트나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한국IDC가 최근 국내 59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SDN 도입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9%는 5년내 SDN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인프라의 절반 이상(50~75%)을 SDN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특히 SDN 도입 확산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당장 필요 없다’는 대답이 24%로 가장 많았으며, 예산 부족이 20%, 복잡한 전환 경로 10%, 적합한 네트워크 엔지니어 부재 10%, 기술 미성숙 8%, IT스킬 부족 7%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SDN 시장이 더딘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올해는 기술검증과 시범운영에 머물겠지만 내년부터는 실질적인 사례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프로젝트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SDN으로의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올해 중 추진될 정부 주도의 SDN 프로젝트 계획, 네트워크 업체들의 관련 솔루션 공급 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관련업계도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리스타네트웍스는 SDN을 통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운영을 최대한 자동화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VM웨어 NSX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오픈플로우 확대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브로케이드코리아는 비아타 SDN 콘트롤러와 비아타 플랫폼을 앞세워 SDN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나임네트웍스는 오픈네트워크 운영체제(ONOS) 기반 SDN 애플리케이션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오는 8월과 11월 ONOS의 신규 버전이 릴리즈되면 시장에서 보다 힘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다양한 구축사례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