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본연의 맛과 편의성 모두 끌어올린 ‘캡슐커피 머신’

이상훈
입력 2015.05.29 11:53 수정 2015.05.29 13:52
국내 홈카페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단연 캡슐커피다. 전자동 머신처럼 버튼 하나만 눌러 간편하게 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커피전문점 수준의 맛있는 커피를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캡슐을 사용함으로써 내부 구조가 단순해지는 만큼 다른 커피머신에 비해 크기도 작고, 홈카페 시장을 겨냥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캡슐커피에 대한 인기는 실제 판매량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GfK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캡슐 커피머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4%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자동 머신이 15.6%, 필터 커피머신(드립커피)이 3.5% 성장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프리미엄 커피머신 시장에서 캡슐커피가 그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캡슐커피가 뭐길래?
 
1976년 스위스 네슬레의 ‘오리지널 네스프레소 캡슐’로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낸 캡슐커피는 분쇄된 원두를 캡슐 안에 넣어 추출하기 편리하게 만든 제품이다. 일반적인 에스프레소 머신과 같이 고온, 고압으로 빠르게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커피의 복합적인 향과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원두는 분쇄된 상태에서는 1주일 이내에 소비해야 할 정도로 향과 맛이 쉽게 날아가기 때문에 완전 밀폐된 캡슐 상태의 커피는 보존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제조사에 의해 정확하게 계량된 커피의 양, 그리고 머신에 사전 프로그래밍된 물의 온도·물의 양에 의해 최상의 조건으로 추출되기 때문에 언제 즐겨도 변함 없는 커피 전문점 수준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카피탈리 시스템 커피캡슐의 내부 구조. 밀폐된 용기에 분쇄된 커피가 들어있다.

무엇보다 분쇄, 탬핑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 캡슐을 넣은 후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자동으로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매우 높다. 잔고장도 거의 없으며, 관리와 청소도 쉬운 편이어서 1인 가구, 또는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맛과 향, 그리고 편리함으로 캡슐커피 머신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으며, 국내에는 2000년대 후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매우 많은 종류의 캡슐커피 머신이 나와 빠르게 홈카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특히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더욱 작고 아담하며,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국내 홈카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업체들의 마케팅도 캡슐커피 머신의 인기에 한 몫 했다. 캡슐커피 관련 업체들은 쓰던 커피머신(메이커)에 대한 보상판매를 하거나 지인을 소개하면 기기를 할인해주기도 하고, 한시적으로 머신 가격을 크게 낮춰 초기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행사도 종종 진행한다. 고객과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백화점보다는 마트를 중심으로 마케팅에 주력하거나 시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업체에 따라 제각각인 캡슐커피

사용과 관리가 편하고, 맛과 향도 일품인 캡슐 커피. 하지만 단점도 있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캡슐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머신 제조사와 같은 캡슐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커피 추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최상의 맛을 보장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원두를 고를 수 없다는 것은 매우 아쉽다.
 

▲ 캡슐커피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머신 영상

그럼 국내에는 어떤 캡슐커피 머신이 나와 있을까? 캡슐커피의 대명사이자 2000년대 후반 캡슐커피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인 네스프레소를 빼놓을 수 없다. 에스프레소, 룽고 등 캡슐 종류도 다양하며 디카페인 캡슐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여기에 베리에이션까지 추가하면 20개가 넘는다. 간혹 한정판 캡슐도 출시되기 때문에 주는 대로 마실 수밖에 없는 캡슐커피의 단점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커피의 맛과 향, 강도에 따라 캡슐의 색깔이 다양하고,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 있어 캡슐 그 자체로 모아놔도 매우 고급스럽다. 캡슐이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최근 환율 변동으로 캡슐 하나 당 500원대로 크게 내려가면서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커피를 추출하고 나면 다 쓴 캡슐은 안쪽 통에 모이기 때문에 관리가 편하다.

 
 

현재 판매중인 네스프레소 커피캡슐(사진=네스프레소)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일리는 캡슐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향이 풍부하고 맛이 뛰어나다. 대체로 프리미엄 캡슐커피 시장에서 네스프레소와 일리가 종종 비교되곤 하는데 네스프레소에서 일리로 넘어가는 경우는 봤어도 일리를 쓰다가 네스프레소로 전향한 케이스는 매우 드물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일리 캡슐커피 머신인 ‘프란시스 프란시스 X7.1’ 영상

일리에서 출시되는 커피캡슐(사진=일리)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 마케팅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캡슐커피 브랜드와는 달리 돌체 구스토는 할인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네슬레의 캡슐커피 브랜드다. 네스프레소가 캡슐커피의 관심을 끌어올렸다면 돌체 구스토는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머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주변 마트에서 캡슐을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인텐소·에스프레소를 중심으로 캡슐이 형성된 타사 제품과는 달리 우유캡슐이 포함된 카푸치노가 있어 따로 우유를 준비하지 않아도 라떼류의 음료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초코 음료 추출이 가능한 캡슐, 모카, 마키아또 등 다양한 레시피를 캡슐만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동서식품이 독일의 글로벌 가전업체인 보쉬와 손잡고 국내에 출시한 가정용 캡슐 커피머신 ‘타시모’는 각 캡슐별로 커피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과 추출 시간, 온도 등의 정보를 바코드로 입력함으로써 최적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머신 제조와 유통은 보쉬가 맡고 있으며, 캡슐은 동서식품이 독일 크래프트 사에 생산 의뢰해 수입판매하고 있다.

 
타시모는 커피 추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바코드를 통해 최상의 조건으로 커피를 내린다.(사진=동서식품)

캡슐커피의 최대 단점은 머신 제조사에서 출시한 캡슐만 쓸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카피탈리 시스템을 쓴 머신을 사용한다면 이런 문제는 없다. 대표적인 것이 치보 제품이다. 커피전문점인 CBTL(커피빈)의 캡슐커피 머신도 카피탈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카피탈리 시스템 머신을 쓰더라도 카피탈리 시스템에 맞게 생산된 캡슐이라면 무엇이든 쓸 수 있다. 그만큼 캡슐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카피탈리시스템을 쓴 머신과 캡슐은 서로 호환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큐리그(Keurig)는 캡슐로 커피를 추출하지만 에스프레소가 아닌 드립커피 머신이다. K-cup이라는 규격을 쓰며, 스타벅스에서 이 방식을 쓴 캡슐을 출시하기도 했다. 매번 캡슐을 구매해야 하는 기존 제품과는 달리 'my K-cup'을 사용하면 일반 원두도 캡슐로 간편하게 내릴 수 있어 다양한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재활용 가능한 캡슐?
캡슐 하나에 몇 백 원, 비싼 건 1000원이 넘는다. 한 잔을 내리고 나서 아깝다는 생각에 더 추출해보지만 쓴맛만 난다. 커피는 처음에 단맛과 신맛, 과일향과 꽃향기 등 맛을 결정하는 주요 성분이 추출되며 뒤로 갈수록 나쁜 쓴맛만 배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피를 내릴 때 물의 양은 그만큼 중요하다. 
커피전문점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래도 더 저렴하게 즐기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호환캡슐과 재활용 가능한 캡슐이다. 호환 캡슐은 비슷하게 생긴 캡슐에 분쇄된 원두를 담아 유통된다. 재활용 가능한 캡슐의 경우 캡슐 내부에 분쇄된 커피를 넣어 반복적으로 쓸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오리지널 캡슐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대체로 커피 맛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그리고 일부 머신 제조사는 고장 등의 이유로 이러한 캡슐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재활용이 가능한 커피캡슐이 따로 판매되고 있다.


어떤 캡슐커피 머신을 구입할까?

아무 원두나 쓸 수 있는 반자동 또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과는 달리 캡슐커피 머신은 매우 제한적이다. 같은 회사의 캡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구입하고 나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만큼 커피 머신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캡슐커피 머신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우선 적극적으로 시음할 것을 권한다. 대부분 캡슐커피 머신 업체는 오프라인을 통해 시음행사를 연중 진행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커피 맛에 대한 평가는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캡슐커피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두 가지 커피 맛보다는 다양한 커피를 원한다면 각 브랜드별로 출시되는 커피 종류도 살피는 것이 좋다. 4~6개의 캡슐만 나오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20개가 넘는 캡슐이 출시되는 곳도 있다. 

커피 추출구와 컵받침 사이 높이도 살펴보면 좋다. 어떤 머신은 추출구와 컵받침 거리가 좁아 에스프레소잔 또는 작은 머그컵만 간신히 올려놓을 수밖에 없다.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신다면 문제가 안되지만 아메리카노의 경우 뜨거운 물을 붓기 때문에 보다 큰 컵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매우 불편하다. 

부가기능이 필요한지도 먼저 결정한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만 마신다면 상관없지만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을 즐겨 마신다면 스팀밀크나 휘핑크림 제조가 가능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하다. 분리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으며, 호스를 우유에 넣으면 자동으로 카페라떼, 카푸치노가 만들어지는 제품도 있다. 뜨거운 커피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머신에 컵워머 기능이 포함된 것도 출시되고 있다.

우유까지 자동으로 추가해주는 ‘네스프레소 라티시마 플러스’ (사진=네스프레소)
이 밖에 추출 압력을 살피는 것도 좋다. 에스프레소는 고온·고압의 물을 빠르게 통과시켜 추출하는 만큼 압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15bar 압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으나 간혹 저가형 머신의 경우 추출 압력이 부족해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고온·고압을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만큼 시음할 때 소음을 살피는 것도 좋다. 
사용이 편리한 캡슐커피지만 주기적인 청소가 필요한 만큼 청소와 관리가 용이한지 타인의 사용기 등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필수이다. 성능이나 기능 외에 디자인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주방 분위기를 고려한 머신을 선택하면 만족하며 커피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캡슐커피 vs 커피전문점 커피 가격
캡슐커피 머신을 구입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비용적인 이슈가 가장 크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매번 커피전문점에서 4000~5000원이나 하는 커피를 마시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1000원 미만의 캡슐 하나로 집에서도 간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초기 머신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그럼 캡슐커피는 커피전문점에 비해 얼마나 저렴할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으로 대표되는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비교해봤다. 커피전문점은 가장 많이 찾는 톨 사이즈(355ml, 투 샷)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삼았으며, 네스프레소는 캡슐 하나가 샷 하나라고 가정하고 계산해 봤다. 네스프레소 머신은 보급형에 속하는 ‘이니시아 C40'을 선택했다.
 
커피전문점 이용금액과 캡슐커피 이용금액 비교표
 
 
하루에 한잔씩 마신다고 가정할 경우 100일간만 마셔도 커피전문점의 커피 비용이 월등하게 높다. 하루씩 계산해보면 68일째 되는 날 커피전문점이 27만 8800원으로, 캡슐커피(27만 6520원)을 추월하기 시작한다. 물론 여기에는 종이컵, 전기요금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커피전문점에서 누릴 수 있는 분위기와 자리점유 등은 비용으로 따지지 않았지만 커피 애호가 입장에서는 몇 달만 써도 커피전문점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테크니컬라이터 이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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