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상훈] 애플이 iOS와 OS X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Swift)를 연내에 오픈소스로 전환한다. 더 많은 개발자를 확보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8일(한국시각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개막한 '애플 세계개발자 회의 2015' 첫날 행사에서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던진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스위프트의 오픈소스화다. 스위프트는 애플이 독자적으로 발표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존 오브젝트-C 언어에 없는 기능을 대거 추가해 지난해 WWDC 2014 행사에서 발표했다.

애플이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iOS 9용 신규 API를 대거 공개했다.
애플이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iOS 9용 신규 API를 대거 공개했다.

올해 행사에서 팀쿡 애플 CEO는 직접 스위프트의 개선점을 발표했다. 릴리즈와 디버그 속도를 향상시켰고, 특히 컴파일러는 속도 향상 외에 문법 관련 도움말을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개발자가 스위프트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 iOS용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도 대거 추가돼, 서드 파트 앱 내 콘텐츠와 직접 연동해 검색할 수 있게 됐고, 게임플레이 킷, 리플레이 킷, 홈킷, 무선 카플레이, 헬스킷 등이 개선됐다.

특히 애플와치용 운영체제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하고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스위프트를 오픈소스화하겠다는 발표였다. 팀쿡 CEO는 스위프트 컴파일러와 라이브러리를 올 하반기에 오픈소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OS X 외에 리눅스에서도 스위프트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윈도 환경 지원 여부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스위프트의 오픈소스화는 애플 생태계로 더 많은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모바일 분야 경쟁에서 개발자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 운영체제 부문에서 참패하고 IBM이 모빌리티 기반의 기업 시장에서 실패한 반면, 애플이 앱 스토어를 연지 불과 7년 만에 시장의 주도권을 쥔 것은 개발자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현재까지 개발자에 지급한 금액이 300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이 현재까지 개발자에 지급한 금액이 300억 달러에 달한다.

실제로 애플에 따르면 애플 앱 스토어에는 현재 150만 개 이상의 앱이 등록돼 있다. 누적 다운로드는 1000억 건을 넘어섰다.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내놓아 단기간에 이 정도의 성공을 사례가 없다는 애플의 주장을 단순한 자화자찬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앱 스토어는 여전히 가장 거래가 활발한 모바일 앱 시장이고 애플이 개발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총 300억 달러에 달한다.

당초 이날 행사에 앞서 일부 외신은 애플이 앱 스토어 수수료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애플은 유료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이날 새로운 수익 배분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애플은 매력적인 앱 스토어의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개발자를 포용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애플 와치라는 새로운 시장이 태동하고 있는 점도 개발자들에겐 또다른 유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팀쿡 CEO는 "스위프트는 iOS와 OS X, 애플 와치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단일 언어"라며 "교육, 헬스 등 모든 곳에서 새로운 앱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