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청산 위기에 내몰렸던 팬택이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다만 거듭된 매각 실패로 지쳐 있는 팬택 임직원들은 담담하게 최종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수석부장 윤준)는 지난 16일 팬택과 옵티스 컨소시엄 간의 기업 인수합병(M&A) 양해각서 체결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팬택 본사 (이미지=팬택)
팬택 본사 (이미지=팬택)

옵티스 컨소시엄은 국내 광디스크 저장장치(ODD) 제조업체인 옵티스와 미국계 사모펀드인 EMP인프라로 구성돼 있다. 옵티스는 인하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몸 담았던 이주형 사장을 주축으로 2005년에 설립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996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이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 17일까지 M&A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의 스마트폰 제조기술을 활용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휴대전화 시장을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팬택은 청산 절차를 밟는 대신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팬택 내부는 마냥 기뻐하기 보다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법정 관리에 들어간 팬택은 그동안 세 차례나 매각에 실패하는 등 번번히 최종 고지를 넘지 못하고 좌절을 맛 봤기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청산이 아닌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많이 기뻐했다"며 "하지만 실사를 거친 후 최종 투자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 최종결과를 기다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