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사진이면 천연기념물 새 놀라게 해도 되나?

이상훈
입력 2015.06.20 03:10 수정 2015.06.20 03:35

한 사진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시끄럽다. 문제가 된 사진은 야생부엉이 둥지를 근거리에서 강한 플래시 조명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시력이 좋은 사진 속 야행성 수리부엉이는 강렬한 조명 탓에 새끼 줄 먹이를 문 채 나무 속 둥지로 들어가지
못하고 나무에 부딪혀 떨어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한 사진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근거리에서 둥지가 훤히 드러난 채 플래시 근접 촬영을 했다.(사진=커뮤니티 사이트 화면 캡처)
 
해당 사진사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강한 플래시에 노출된 어미새가 둥지로 들어가지 못하고 나무에 부딪히며 떨어지는 모습을 적어놓았다.(사진=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 글을 올린 이는 이 외에도 소쩍새 등 여러 컷의 야간 조류 촬영 사진을 올렸는데 하나같이 근거리에서 새들을
놀라게 하는 촬영이어서 많은 비난 글들이 올라왔다. 새들은 강한 플래시에 노출되면 몇 분간 시력을 잃거나
심할 경우 시신경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댓글과 야생동물들은 위험에 노출될 경우 새끼를 직접 죽이는 경우도 있어 촬영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그런데 해당 사진사는 이런 충고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욕설과 폭언을 달아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그 결과 단 하루 만에 해당 사진과 사진사의 정보가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유됐고 원 글이 올라온 사이트에
네티즌들의 공격성 댓글 폭격이 이뤄졌다. 결국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한 장 때문에 해당 사이트는
급기야 자유게시판이 잠시 동안 폐쇄되는 상황까지 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욕설로 반박하는 사진사(사진=게시판 화면 캡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욕설로 반박하는 사진사(사진=게시판 화면 캡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욕설로 반박하는 사진사(사진=게시판 화면 캡처)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해당 사진사를 문화재청에
제보해 천연기념물 촬영에 따른 조사가 이뤄지도록 했고 많은 이들이 사진을 커뮤니티 사이트들에 퍼 나르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사진사의 직업과 이름, 블로그 주소와 페이스북 주소 등 신상도 공개됐다. 다수에 의한 집단 린치로 보일 정도지만 사진사가 계속 댓글에 자극적인 답변들 달아 놓음으로써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됐다. 



한 네티즌은 과거 고가의 장비였던 DSLR 카메라가 흔해지고, 사진 촬영을 취미로 하는 사진사들이 늘어나면서
종종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꽃 사진을 찍기
위해 꽃을 꺾어 원하는 위치에 올려놓거나 담장을 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사진을 찍기 전에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먼저 갖춰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IT조선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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