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②미래부의 '2만번' 테스트 실효성은? 통신업계·학계 '우려'

이진 기자
입력 2015.07.08 17:20 수정 2015.07.09 13:50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MHz 대역 사용을 놓고 업계는 물론 국회·정부·학계가 시끄럽다. 국제적 추세에 따라 통신에 배정하자는 의견과, 원래 지상파 것이었으니 방송사에 줘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왔다.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와 미래부·방통위가 극적인 타협을 하며 이해 당사자간 논란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제시된 안에 대한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700MHz 주파수 배정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IT조선 이진] 미래부와 방통위가 700MHz 대역에서 총 5개 채널의 UHD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새로운 안을 내놓은 후 정부와 국회가 이 안에 최종 합의했다. 두 부처는 총 2만 번에 걸친 시뮬레이션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 국회와 지상파 방송사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통신업계와 학계가 반발하고 있다.



미래부·방통위, 700MHz 대역서 UHD 5개 채널 배정안 발표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미방위 산하 제5차 주파수정책소위원회(이하 주파수소위)에서 기술적 검토 끝에 700MHz에서도 5개 UHD 방송 채널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파수별 사이에 둔 '보호대역'의 폭을 줄여 5개 채널의 UHD 방송 송출이 가능해졌다는 게 최 차관의 설명이다.


정부는 그동안 '보호대역' 문제로 4개의 UHD 채널만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불가능하다던 것이 어떻게 가능해진 것일까? 국회에서도 반신반의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지난 7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주파수소위 현장 모습.

최민희(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호대역을 줄이면 주파수간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래부가 그동안 완강하게 안된다고 하다가 금새 방송용으로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이 기술적인 진보가 있었던 것이냐"며 "어리둥절하지만 다시한번 주파수소위를 개최해 결정하자"고 말했다.


조해진 주파수소위원장도 "최종 검증에 시간이 필요하니 1주일 안에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확정하자"고 밝혔다.


만약 주파수소위가 정부의 안을 받아들인다면, 700MHz 가운데 현재 유휴대역인 108MHz 폭의 주파수는 재난안전통신망에 20MHz, 지상파 UHD 방송에 30MHz, 이동통신에 40MHz 등으로 나뉘어 사용된다. 전체 대역 중 18MHz가 보호 대역이 된다.



정부 "2만번 시뮬레이션 한 후 보호대역 폭 줄였다"


주파수 사용 대역 사이에 10MHz의 보호대역을 두는 것은 국제적 관례다. 보호대역의 폭이 다소 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통신·방송은 어떤 경우에도 주파수 간섭 문제로 장애가 발생하면 안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래부는 700MHz 대역을 통신과 방송에 동시 배정한 것이 처음이므로, 국제적 관례 대신 효율적인 면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미래부의 700MHz 대역분배 방안. (이미지=미래부)

전성배 미래부 주파수정책국장은 "기존에는 700MHz 대역을 방송과 통신에 분배한 (글로벌) 사례가 없어 주파수 보호대역을 국제표준에 맞게 잡았던 것"이라며 "보호대역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혼선을 막기 위한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 실험한 결과 5개 채널용 주파수 할당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번 결정을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전파연구원 등을 통해 2만 번에 걸친 테스트를 했다. LTE와 UHD 신호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혼선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 98%에 달했다고 밝혔다.



통신업계·학계, 정부 결정에 '우려'


정부의 이번 결정은 학계와 통신업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제적으로 유휴대역을 10MHz로 둔 것은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주파수간 간섭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인데, 정부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통사 관계자는 "보호대역이 줄어들면 그만큼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주파수간 간섭 문제는 자칫 전화통화가 불통되는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추가 검증을 하겠다고 했지만, 주파수 간섭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무리한 결정이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지나친 눈치 보기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700MHz 대역에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게 될 재난망 주파수가 포함돼 있다"며 "위기 상황 발생 시 (간섭 문제로) 재난망이 불통된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고 개탄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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