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상훈] 기존 경제 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재편하는 이른바 '파괴적인 기술'로 사물인터넷(IoT)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공장과 도시, 인간, 소매업 분야에서 최대 1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2의 산업혁명'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도 IoT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IoT 표준화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킨지 컨설팅은 최근 IoT로 인해 주요 시장에서 발생할 경제적 충격을 금액으로 계산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5년까지 IoT로 인해 발생할 전 세계적 경제적 변화가 최대 11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부문별 사물인터넷을 통한 경제적 기대효과 (그림=매킨지 컨설팅)
주요 부문별 사물인터넷을 통한 경제적 기대효과 (그림=매킨지 컨설팅)
가장 변화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공장(Factories)'이다. 최대 3조7000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운영 최적화를 통해 전 세계 제조비용의 최대 12.5%인 1조7660억 달러를 절감하고, 공장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고장 여부를 예측해 관리하는 '예측 유지'를 통해 최대 627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 유지는 포스코를 비롯해 우리나라 선도 제조업체들이 이미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도시(Cities)'도 기대효과가 최대 1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분야다. IoT를 이용해 대기와 수질을 감시해 현재 최대 7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의 15%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교통조정을 통해 교통 소비시간을 10~15% 줄이고, 자율주행 차량을 통해 교통사고의 최대 90%, 연료 소비의 10~15%를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전기와 수도 등 사회간접자본 관리를 개선해 정전 35%, 누수 50%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장 부문 적용 분야별 경제 충격 (그림=매킨지 컨설팅)
공장 부문 적용 분야별 경제 충격 (그림=매킨지 컨설팅)

'인간(Human)' 부문에서는 최대 1조600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됐다. 개인별 건강 모니터링과 질병 치료에 IoT를 적용하면 현재 10조 달러가 넘는 건강관리 비용과 DALYs(기후변화로 인한 질병 또는 수명 단축에 따른 총 손실)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운동 내용과 성과를 추적해 보여주는 피트니스 트래커 등을 활용하면 사용자당 연간 최대 600달러 상당의 건강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밖에 '가정(Home)' 부문에서 가사활동 자동화를 통한 경제적 혜택 1970억 달러, '운송수단(Vehicles)' 부문에서 운전자 행동에 기반을 둔 차량 보험 산출 효과 등 안전과 보안 분야의 경제적 효과 1720억 달러 등도 눈길을 끄는 IoT 파급효과다. 한편 보고서는 주요 전망치의 산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미래 시점을 기준으로 했고 아직 IoT 시장이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반면 IoT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는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 부문 적용 분야별 경제 충격 (그림=매킨지 컨설팅)
인간 부문 적용 분야별 경제 충격 (그림=매킨지 컨설팅)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사물인터넷이 기존의 비즈니스와 생활 방식을 와해시키고 새로운 방식을 가져오는 것은 분명해 보이므로 시장 변화에 맞춰 제품 개발과 적용, 응용 등 선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세기 제조업 중심의 산업혁명에 빗대 인터넷 중심의 제2 산업혁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IoT가 확산될수록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온라인상에서 작동할 수 있어야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관련 제품 개발은 물론 전 세계 IoT 표준화 작업에 대한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