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진] 이통3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통3사가 지난 5월 KT를 시작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시행한 만큼, 가입자당월매출(ARPU) 변동 여부가 관심 대상이다.

이통3사는 30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가 이보다 하루 늦은 31일 실적을 발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통3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케팅비 축소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통업계, 번호이동->기기변경으로 경쟁 무게중심 이동

이통업계는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경쟁의 양상을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단말기 구입 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지원금이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등 가입 방법에 따라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번호이동 시장에서의 마케팅비 경쟁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통3사의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관련 현황 비교표. (자료=미래부)
이통3사의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관련 현황 비교표. (자료=미래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기기변경 비율이 50% 수준까지 치솟은 반면 번호이동 가입자는 20%대로 대폭 비중이 낮아졌다.

이통사들은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 강화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유인책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이다. 이 요금제는 가입자가 매달 이용하는 통화와 문자메시지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대신, 데이터 제공량에 따른 차등 요금을 부여한다. 

이통사의 전통적인 수익 기반인 통화·문자메시지 사용료가 '무료'로 변경된 만큼, 업계는 해당 요금제가 이통3사 ARPU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통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했을 당시 다수의 전문가가 ARPU 하락 가능성을 점친 바 있는데, 2분기에 관련 성적표가 처음 제출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 1분기 이통3사의 ARPU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이 3만 6313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LG유플러스가 3만 5792원, KT가 3만 4389원이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 초반에는 'ARPU' 상승

이통3사의 지난 1분기 ARPU 현황표. (단위:원)
이통3사의 지난 1분기 ARPU 현황표. (단위:원)

증권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ARPU가 1분기보다 일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간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고객들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갈아타며 월간 사용료가 더 높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한 초기 ARPU가 양호할 것"이라며 "4만 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만큼, ARPU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통3사의 마케팅비 인하에 따른 영업이익 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보조금 전쟁을 펼쳤는데, 지금은 소비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의 상한선이 33만 원으로 책정된 만큼 무리한 마케팅비 경쟁을 지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변화가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3사의 2분기 합산 마케팅비용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한 2조 1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증권업체 관계자는 "지원금 전쟁이 펼쳐지지 않는 한 마케팅비가 대폭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케팅비 하락이 영업이익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