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한국방송공사(KBS)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MBC 대주주)의 차기 이사 선임과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간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6일 방통위는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사업자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 등 의결안건 3건과 방송통신 결합상품 제도개선(안)에 관한 사항 등 보고안건 5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왼쪽부터 김재홍 상임위원과 고삼석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재홍 상임위원과 고삼석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날 회의에는 최성준 방통위원장과 허원제·이기주 상임위원 등 여당 위원 3명만 참석했다.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 등 야당 추천 위원들은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지난달 31일 KBS와 방문진의 이사 선임건을 논의키로 했지만 이를 연기했다. 야당 위원들은 이사 선임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먼저 마련한 뒤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 위원들이 이를 거부하며 이사 선임 안건이 미뤄졌다. 

당초 이날 방통위 전체 회의에서도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선임을 최종 결정하려 했으나, 야당 추천 위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재홍 상임위원은 "오늘 전체회의 안건을 협의하기 위해 오전 8시 50분부터 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들간 티타임이 있었는데, 여권측에서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안건을 마지막에 논의하고 일반 안건부터 협의를 하자고 했다"며 "일반 안건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정도 조율이 된 상태였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 안건 논의를 미루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통위는 합의제 정책 행정기구이기 때문에 의사결정도 합의제로 이뤄지는 게 맞다"며 "국회에서 다수의 미방위원들이 최 위원장에게 수차례 확인을 했고, 합리적으로 운영을 하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6일 열린 전체회의는 야권 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강행됐다.

고삼석 상임위원도 여권 위원들끼리 진행한 전체회의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 위원은 "위원장을 비롯한 세 분이서 전체회의를 진행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이렇게 독자적으로 의사를 결정한건 처음인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일부러 파행을 하는게 절대 아니고, KBS 이사 선임과 관련된 어떠한 내용도 협의를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두 위원은 공영방송 인사 인선을 위한 3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이들은 ▲특정인이 공영방송 인사가 되는게 아닌, 수많은 후보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 ▲공영방송 이사를 맡아오면서 방송의 제작 자율성을 침해, 간섭한 건으로 물의를 빚은 인사는 안된다는 점 ▲KBS 이사회의 경우 여야 7대4, 방문진 이사는 여야 6대3으로 일명 '정치권 나눠먹기'가 관행처럼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