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이동통신 3사 직영점이 막강한 자금력과 인력을 앞세워 전국 통신매장을 완전 장악해 나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통사 측은 위탁대리점 숫자까지 포함해 이통사가 유통망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유승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 직영점은 2014년 12월 8424개에서 2015년 6월 현재 9014개로 590(7%)개 늘어난 반면, 영세 판매점은 같은 기간 3만 2289개에서 2만 8752개로 3537(11%)개로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 닫힌 휴대폰 판매점 모습
문 닫힌 휴대폰 판매점 모습

특히 SK텔레콤과 KT의 직영점은 각각 289개, 263개 증가해 전체 직영점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드러났다.

유승희 의원은 "전체적인 매장 감소와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판매실적이 좋은 전국 8개 권역 53개 노른자위 핵심 상권에서도 판매점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영세 판매점들의 퇴출이 줄을 잇는 가장 큰 이유로 ▲통신 3사의 직영점 무한정 자금지원과 ▲대리점과 판매점간 불공정 지원정책이 꼽히고 있다. 이통3사는 본사가 직접 운영하거나 자회사를 통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자해 영업망 확충과 직영 영역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SK텔레콤과 KT는 자회사를 설립한 이후 각 3300억 원과 2370억 원의 출자금을 투자했고, LG유플러스는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어, 투자금액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타사에 비해 월등히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게 유승희 의원 측의 설명이다.

표=의원실
표=의원실

아울러 직영점과 판매 대리점과의 불공정한 지원정책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에 따라 판매 대리점에 한해 추가지원금 15%를 지급할 수 있으나, 본사 직영점과 자회사에까지 추가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조사 결과에서도 회원사 중 추가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판매점은 2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대리점 및 판매점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의 연령 구성비를 보면 전체의 64%가 40대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판매점의 줄 폐업으로 유통점 당 적게는 2~3명, 많게는 5~6명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수만 명의 청년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KMDA 관계자는 "이통3사의 직영점 확대, 그리고 추가지원금 지급으로 많은 유통인들이 고통 받는 건 사실"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불공정 모니터링 센터를 통해 일선 유통현장에서 일어나는 불공정 행위들을 근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희 의원은 "공룡기업인 이통3사가 우리나라 통신시장을 손안에 두고 주무를 수 있도록 서비스와 더불어 전국 유통망까지 완전 장악하려고 있다"면서 "유통망이 통신 3사에 집중되면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은 물론, 결국 선택권이 줄어들게 되는 일반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통사 측은 '통신 매장 증감 현황' 조사 결과에서 직영점에 위탁대리점 숫자까지 포함해 이통사가 유통망을 장악하려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실제 직영점 숫자만 파악한다면 이통3사 합쳐 전국 1000여 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낸 자료를 살펴보면, 2015년 6월 직영점과 위탁대리점이 포함된 숫자가 9014개로 나와 있는데, 계약 관계가 다른 위탁대리점 단까지 이통사 본사차원에서 자금력을 이용해 늘린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대리점과 판매점을 구분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