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클라우드라는 단어가 대중들에게 익숙해지면서 네트워크 스토리지(NA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NAS는 비교적 간단히 가정이나 사무실에 구축해두면 언제 어디서나 내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및 사무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시놀로지)
(사진= 시놀로지)

 

그러나 여전히 NAS는 전문가용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이는 NAS가 말 그대로 네트워크에 중심을 두고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데스크톱 PC에 고정시켜두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HDD를 밖으로 꺼내 케이스를 씌우고 USB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외장하드라면, NAS는 HDD에 랜 포트를 추가해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때문에 NAS를 비교적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IP 주소나 포트번호 등에 대한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면 NAS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무선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공유기 한 대씩은 운용하고 있지만, 보안 설정 등을 제대로 해두지 않고 그냥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네트워크는 어렵다는 인식이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NAS 업체들은 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으로 무장한 자체 소프트웨어로 NAS가 어렵다는 인식을 허물기 위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NAS를 구성하는 하드웨어는 대동소이하더라도 소프트웨어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이는 같은 컴퓨터라도 윈도, 리눅스 등 어떤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는지에 따라 사용자경험이 천차만별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표적인 예가 시놀로지의 NAS용 OS ‘디스크스테이션 매니저(DSM)’다. 시놀로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공동설립자 2인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인 만큼 소프트웨어 역량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시놀로지 DSM은 웹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윈도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와 필요한 기능만 앱 센터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시놀로지의 NAS용 OS ‘디스크스테이션 매니저(DSM)’
시놀로지의 NAS용 OS ‘디스크스테이션 매니저(DSM)’

 

꾸준한 업데이트도 DSM의 강점이다. 시놀로지는 매번 새로운 버전의 DSM의 출시에 앞서 베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집되는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정식 버전을 내놓는다. 시놀로지에 따르면, 지난 5월 정식 출시된 DSM 5.2 버전의 경우 릴리즈 2주 만에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시놀로지는 DSM 6.0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는데, 기존에 약 2개월 간 운영했던 베타 프로그램을 이번에는 6개월로 대폭 늘려 더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보완한다는 것이 시놀로지 측의 설명이다.

아수스토어와 큐냅도 각각 ‘아수스토어 데이터 마스터(ADM)’와 ‘터보스테이션’이라는 자체 OS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개인 사용자는 물론, 기업의 IT 관리자가 중요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백업하고, 다양한 이벤트 로그를 한 곳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IP 카메라를 연결해 NAS를 네트워크 비디오 스토리지(NVR)로 활용할 수 있는 서베일런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시놀로지와 아수스토어, 큐냅의 공통된 특징이다.

외장하드에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NAS 시장에 뛰어든 웨스턴디지털(WD)은 ‘마이 클라우드 OS’를 내세워 사용하기 쉬운 NAS를 강조하고 나섰다. WD가 굳이 NAS라는 용어보다 마이 클라우드라는 제품명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NAS 초보자를 위한 제품이라는 전략을 따르고 있는 만큼 마이 클라우드 OS는 편리한 사용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고급 사용자를 위한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도 꾸준히 추가해 나가고 있다.

한편,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NAS는 모바일 앱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NAS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나아가 이제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로도 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시놀로지는 DSM 6.0 베타에서 본격적으로 애플워치 지원을 천명했는데, 기존 모바일에서 사용 가능했던 오디오와 노트 앱을 손목 위에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안드로이드웨어에 대한 지원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향후 스마트워치 시장의 생태계 변화에 따라 보다 다양한 스마트워치를 지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