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랗거나 휘어지거나 투명하게…상식 파괴하는 디스플레이들

이상훈
입력 2015.09.17 17:20 수정 2015.09.18 00:52

[IT조선 이상훈] 1990년대 들어설 때까지, CRT 방식의 디스플레이 기기를 만들던 제조사들의 목표는 ‘완전평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었다. CRT 방식으로는 적어도 바깥쪽이든 안쪽이든 어느 한쪽은 볼록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 완전평면 디스플레이인 LCD와 PDP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디스플레이는 평면이라는 선입견이 생겨났지만 빠른 기술 발전으로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기상천외한 디스플레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평면 디스플레의 편견을 털어버린 
커브드 디스플레이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갤럭시S6 엣지'(사진=삼성전자)


평면 사각 디스플레이의 형태 변형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리스크가 적고 이미 상당히 상용화가 이뤄진 것이 바로 커브드 디스플레이다. 완곡하게 휘어진 디스플레이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커브드 디스플레이로는 커브드 TV와 스마트폰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TV는 커브드 스크린을 채택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갤럭시 S6 엣지/엣지 플러스는 디스플레이 좌우 양 끝을 곡면으로 구부려 베젤 제로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LG전자의 G플렉스 시리즈와 G4는 디스플레이와 더블어 본체까지 살짝 휘어져 그립감이 좋도록 만들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살짝 구부려 화면과 두 눈 사이의 거리를 균일하게 만들어 몰입감을 높여준다.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는 데 있다.(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사실 스마트폰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기술 과시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TV의 경우, 시청위치에서 화면 중앙과 화면 가장자리까지의 거리를 동일하게 만들 수 있어 몰입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또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기존 직선 디자인의 TV에서 벗어나 곡선의 미를 살린 디자인 TV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평면 디스플레이 보다 비싼 만큼 활용 영역이 제한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B2B 영역에서 상업용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안쪽이 훤히 보이는 
투명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에 날씨 정보와 일정, 뉴스 등을 띄울 수 있다.
 
현재 각종 분야에서 상용화된 투명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는 SF 영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미래 가정에서 아침이 되면 벽이 투명해지며 차단했던 햇볕을 거실로 가져오며 동시에 메시지와 날씨, 시간 등을 표기해 준다. SF 영화에서는 투명 디스플레이로 뉴스를 보거나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고, 잠잘 때는 천장에 밤하늘을 띄우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디스플레이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사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우리 일상생활에 가까이 다가왔다. 이미 상점이나 음식점 등에서 쓰이고 있을 정도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정보가 표시되는 영역이 투명해서 디스플레이 뒤의 사물이 보이는 형태를 말한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뒤편의 사물을 보여주고, 동시에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화면에 띄울 수 있어 좀 더 인터랙티브한 홍보와 전시가 가능해진다. 가령 음식점의 주류 냉장고를 투명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냉장고로 바꾼다면 주류가 보이는 사이 사이에 유명 모델이 등장하는 주류 광고가 노출돼 소비자들의 주류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 

상품의 실제 이미지를 보는 동시에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창문이 투명디스플레이라면 시간, 달력, 날씨, 주가 등의 정보를 항상 띄워두어 필요할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창 전체의 색상이나 패턴을 바꾸면 햇빛을 차단하는 커튼의 역할도 겸할 수 있다. 
 
전망대의 경우에는 사용자의 터치, 시선, 음성 등을 응용해 관람객이 터치하는 영역에서 보이는 건물과 풍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는 회의용 칠판 대신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투명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투과율이다. 투과율이 높아야만 디스플레이 바깥 풍경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투과율이 낮다면 디스플레이 안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효과가 크게 감소하게 된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 제조사들은 투과율 40%대에 도달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얼마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투과율(45%)을 자랑하는 55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패널은 NTSC 100% 색상을 재현할 수 있고 명암비도 높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거울에 디스플레이를 결합 
미러 디스플레이

미러 디스플레이는 거울로 사용하면서 특정 부분만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각광받는 디스플레이는 미러 디스플레이다. 이름 그대로 거울에 상을 띄우는 디스플레이다. 이 디스플레이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 거울을 보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동시에 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원형 디스플레이와 미러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형태. '백설공주' 속 마법의 거울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 듯하다.(사진=삼성투모로우)
미러 디스플레이는 금속 물질 사이로 빛이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패널 구조 중 거울의 역할을 하는 미러 필름을 삽입한다. 그러나 미러 디스플레이는 빛이 많이 투과될 경우 반사되는 모습이 왜곡되기 쉽고, 빛이 적게 투과될 경우 미러 효과가 커지지만 디스플레이로서의 기능이 약화된다.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미러 디스플레이는 제조 난이도가 상당하다. 
 
미러 디스플레이는 어떤 사업 영역에서 각광받을까? 가장 대표적으로 패션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령 피팅룸의 전신거울 앞에 선 상태에서 원하는 옷을 터치해 선택하면 거울 속 사용자에게 가상으로 옷을 입혀 볼 수 있다. 번거롭게 옷을 입어보지 않더라도 착용한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제조 어렵지만 무한한 가능성 지닌 
원형 디스플레이
크기와 비율이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디스플레이는 사각형이었다. 이 불변의 법칙을 깬 디스플레이를 업계에서는 이형(異形) 디스플레이라고 부른다. 사각형이 아닌 디스플레이는 그만큼 이질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원형의 경우 제조 공정이 훨씬 어렵고 수율이 그만큼 낮아 제조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원형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LG디스플레이(사진=LGD)
아직 대형 원형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기는 어렵지만 소형 디스플레이의 양산이 가능해지자, 작년부터 본격적인 원형 디스플레이 제품이 출시됐다. 가장 먼저 원형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인 곳은 LG전자의 스마트워치 ‘G워치 R’과 모토로라의 ‘모토 360’이었다. 
이러한 원형 디스플레이는 글라스 위에 플라스틱을 코팅한 후 TFT 또는 OLED 공정을 진행해 만든다. 여기에 레이저 장비로 원형 커팅 처리하고 기타 후속 공정을 통해 비로소 만들게 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커팅인데, 기존의 직각 커팅이 아니라 자유형 커팅을 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외곽 커팅이 잘 끝나도 픽셀 회로부를 온전히 처리하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해상도를 높여야 모서리 부분 영상이 완벽하게 원형으로 보이는 만큼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신중한 제조공정이 요구된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만들어진 '기어 S2'(사진=삼성전자)
현재 원형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스마트워치에 쓰이고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기어S2, LG전자의 LG워치 어베인, 화웨이의 화웨이워치, 모토로라의 모토워치 2세대 등 다양한 원형 스마트워치가 출시되며 원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에는 화면을 더욱 키워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기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롤러블,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개발 중 

평면·사각 형태에서 벗어난 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자료=IHS)


이 외에도 디스플레이 분야는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동영상이 재생되는 얇은 타블로이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갖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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