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내년부터 전국의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SW중심사회’를 내세우면서 SW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유학기제는 SW교육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점이 있어 그 효과에 의문이 든다.  

내년부터 실시될 자유학기제는 학생들 개개인의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17주)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행되는 것이다.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SW중심사회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SW 관련 교육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 내 SW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자유학기제는 SW교육에 있어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인식의 부재다. SW분야의 중요성 인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체 진로 분야를 소개하는 교육자료에서 SW분야는 독자적으로 명시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직업들이 ‘정보통신관련직군’ 또는 ‘공학’, ‘기계·엔지니어링’ 등으로 산재됨으로써, 그 범위가 축소되고 전반적 파악이 어렵다.

특히 SW진로를 소개하는 자료는 ‘컴퓨팅과 직업세계(한국과학창의재단)’와 ‘직업의 미래 (EBS)’ 등이 존재하지만 분야의 중요성에 비해 자료의 수와 다양성은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자유학기제 지원 정보사이트에서는 검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주제선택 프로그램 선호도(그림=SPRi, 한국교육개발원)
주제선택 프로그램 선호도(그림=SPRi, 한국교육개발원)


지난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중학생 대상 자유학기제 선택프로그램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요리와 실습’과 ‘바리스타’를 선택한 학생이 절반 이상으로, SW분야인 미디어 통신 분야를 선택한 학생은 6.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생들이 SW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인력 풀도 문제다. 교육이 가능한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 공유되지 못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곧 SW관련 체험처의 수가 적어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특강 강연이 가능한 SW분야 전문가나 현업 종사자들의 교육 기부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 현장에서는 특강 강연자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특강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실제 개설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공기관과 기업이 제공하는 SW관련 체험프로그램으로 과학관(전국 4곳),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넥슨 등이 있지만 수용인원과 지역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수혜 학생은 적을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개설을 위한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유학기제 내 SW교육프로그램을 찾고 섭외하는 모든 과정은 교사의 일이며, 관련 정보의 체계적 관리와 효율적 검색과 매칭이 이뤄지지 않아 교수 업무량만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제선택을 비롯해 심화교육과정은 수업에 필요한 전문교육 인력과 기자재, 교구의 부족으로 프로그램 개설조차 어렵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길현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소년들이 SW중심사회로의 시대흐름을 인지하고, 미래 유망 직업군인 SW분야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SW관련 진로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교육기부의 활성화, 이를 통한 지원인력과 체험처 확충, 관련 정보 공유와 공급 프로그램과 수요자 매칭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