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단말기유통법 시행 1주년이 다가온 가운데,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유통현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 행선지가 의아하게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대형 양판점 하이마트였다.

최 위원장이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2~3차례 영세 업체를 방문했다고는 하지만 1주년이라는 기념일을 앞두고 대형 유통업체를 찾은 그의 행보가 어딘지 석연치 않다.

최 위원장이 방문한 곳은 지난해 10월 14일에 문을 연 매장이다. 단말기유통법이 10월 1일 시행됐으니, 이곳은 법 시행 전 존재하지도 않았던 매장이다. 이곳에서 그는 왜 단말기유통법에 대한 의견을 들으려 했을까.

최 위원장이 방문한 현장에서는 단통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이도, 절박함을 호소하는 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단통법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은 영세 매장이 아니라 상황이 상대적으로 훨씬 나은 대형 매장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심지어 현장을 찾은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단통법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달콤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물론 판사 출신인 최 위원장이 하이마트와 이통사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말기유통법에 직격탄을 맞은 곳이 영세 상인들의 매장임을 고려하면, 단말기유통법 시행 1주년 기념 방문치고는 적절치 못한 것 같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