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군이 디지털 카메라 시장 화두로 떠올랐다. 제조사들은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할 고화질 프리미엄 렌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렌즈에 도입된 새로운 광학 기술, 각종 편의 기능과 이들의 성능을 검증해본다. <편집자주>

[IT조선 차주경] 디지털 카메라 시장 주도 세력이 보급형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바뀌고 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이어 교환식 렌즈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교환식 렌즈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렌즈의 성능을 높일 특수 광학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빛의 굴절을 균일하게 조절해주는 비구면 렌즈, 이미지 센서에 빛을 잘 모아주는 저분산 렌즈, 빛 투과율이 높은 형석 렌즈 등이 주로 쓰였다. 제조사들은 나아가 기존 특수 렌즈보다 성능이 높은 차세대 특수 렌즈 및 코팅 기술 개발에 나섰다.

캐논 BR 광학계 예제 이미지 (사진=캐논)
캐논 BR 광학계 예제 이미지 (사진=캐논)

캐논은 베스트셀러 렌즈 EF 35mm F1.4 II USM에 신소재 ‘BR(Blue Spectrum Refractive Optics)’을 적용했다. BR은 빛을 받아들일 때 청색 파장을 굴절, 색수차(피사체와 빛의 경계면에 보라색, 파란색 띠가 생기는 현상)를 보정하는 특수 유기 광학 소재다. 렌즈 구경과 조리개 값이 크면 청색 파장이 피사체 주변에 색수차를 만들게 되는데, BR은 이를 상당 부분 억제해준다. 

렌즈 화질을 높이고 부피는 줄이는 위상 프레넬 렌즈(녹색) (사진=니콘)
렌즈 화질을 높이고 부피는 줄이는 위상 프레넬 렌즈(녹색) (사진=니콘)

니콘 역시 소형 경량 신소재 ‘위상 프레넬 렌즈’를 개발했다. 위상 프레넬 렌즈는 화질 저하를 불러오는 빛의 회절(빛의 파동이 색을 분산시키는 현상)과 색수차 발생을 억제한다. 이 렌즈의 또 하나의 장점은 광학계 크기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위상 프레넬 렌즈를 내장한 니콘 망원 렌즈, AF-S 300mm F4E PF ED VR은 무게가 700g 대로 현존 300mm 망원 렌즈 가운데 가장 가볍다.

내외부 렌즈 코팅 역시 프리미엄 렌즈에 속속 도입되는 기능이다. 내부 렌즈 코팅은 빛의 내부 반사를 억제해 화질을 더 좋게 만들고, 사진에 영향을 미치는 플레어와 고스트(렌즈 내부에서 반사된 빛이 사진에 찍혀나오는 현상)를 줄인다. 외부 렌즈 코팅은 렌즈 오염 및 파손을 막는다. 외부 코팅 신소재로는 불소가 유망하다. 불소 외부 코팅은 발수성이 높아 물이나 유분이 점착되는 것을 막는 한편 빛의 성질은 최대한 유지한다.

내부 렌즈 코팅 부문에서는 소니와 니콘이 유명하다. 칼 자이스 'T* 코팅'은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렌즈 코팅 기술이다. 원리는 마그네슘, 칼슘을 기화시켜 렌즈 표면에 여러 겹의 초박막 코팅을 도포하는 것이다. 칼 자이스 T* 코팅의 기술과 재료는 꾸준히 향상됐고, 소니 DSLR 및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에 적용돼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니콘 나노 크리스탈 코팅 원리 (사진=니콘)
니콘 나노 크리스탈 코팅 원리 (사진=니콘)

니콘은 프리미엄 렌즈군의 내부 렌즈에 '나노 크리스탈 코팅'을 도포한다. 이 기술은 일반 코팅보다 더욱 작고 정밀한 나노 코팅 입자를 활용, 가시광선 전 영역의 빛 반사를 억제한다. 리코이미징도 나노 단위의 코팅재를 여러 겹 덧씌워 화질 저하 요소를 줄이는 'HD 코팅' 기술을 발표했다. 리코이미징 HD 코팅은 고화소 중형 카메라용 렌즈에 적용될 만큼 반사방지 성능이 우수하다.

특수 렌즈 및 코팅 기술은 프리미엄 렌즈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일 전망이다. 실제로 최신 프리미엄 렌즈들은 기존 렌즈보다 해상력이 훨씬 우수하며 본체 크기는 더 작다. 흔들림 보정 기능과 초음파 모터, 방진방적 기술 등 편의성도 더 우수하다. 업계는 특수 렌즈와 코팅 기술을 더 많은 렌즈에 적용, 프리미엄 카메라 사용자들을 끌어오겠다는 각오다.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