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진] 통신3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핀테크, 주문형비디오(VOD), 사물인터넷(IoT)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신사업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통신3사의 실적이 요동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올해 통신사업자로서 가장 중요한 수익 모델인 음성과 문자메시지 사용료를 포기하는 대신 무선통신 활용에 따른 데이터 사용료 중심으로 요금제를 개편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으로 LTE 가입자 1인당 월간 데이터 사용량이 처음으로 4GB를 넘어섰다. 통신3사가 데이터 중심의 과금 방식을 도입한 것은 이같은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3사는 회사의 명운을 걸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핀테크와 VoD, IoT를 전면에 내세우고 수익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가입자 수가 우리나라 인구를 넘어선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한 가입자 쟁탈전 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


시럽 vs 클립 vs 페이나우

통신3사는 핀테크 시장에서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올해 4311억 달러에서 2017년 7210억달러로 성장한다. 통신3사가 핀테크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같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트렌드 변화를 직시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통신3사의 핀테크 서비스는 SK텔레콤의 시럽과 KT의 클립,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를 들 수 있다.

SK플래닛 직원들이 시럽페이의 누적 거래액 600억원 돌파와 관련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플래닛)
SK플래닛 직원들이 시럽페이의 누적 거래액 600억원 돌파와 관련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플래닛)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시럽'에 기반한 핀테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시럽은 모바일 지갑 서비스인 시럽 월렛과 선주문 서비시인 시럽오더, 간편결제 서비스인 시럽페이 등으로 구분된다.

SK텔레콤이 분석하고 있는 시럽오더의 월평규 주문 건수는 3만 5000건 이상이며, 시럽페이 역시 월 평균 60만건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고스란히 SK텔레콤의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KT는 지난 8월 '클립' 서비스를 내놓고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KT는 비씨카드와 제휴를 통해 이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KT 가입자 뿐만 아니라 타사 가입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저변 확대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T는 연내 가입자 모집 목표를 100만명이라고 밝히며 시장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빠른 시간에 본궤도에 오르면 핀테크 시장에서의 입지 구축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밀고 있는 페이나우 서비스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페이나우는 10만 가맹점 보유와 함께 가입자 330만명 시대를 열어젖힌 만큼, 탈통신을 외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실적 향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통신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핀테크가 통신사간 경쟁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VOD 매출 기대감 '쑥쑥' 

유무선 IPTV 서비스를 운영중인 통신3사의 VOD 시장에 대한 매출 기대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유료방송업계는 가입자당월매출(ARPU)의 성장동력으로 VOD를 꼽고 있다. 월정액은 변함이 없지만, 가입자가 얼마만큼의 VOD를 시청하느냐에 따라 ARPU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NBC유니버셜의 대표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독점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모델들이 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NBC유니버셜의 대표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독점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모델들이 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VOD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4331억원에 달한다. 이중 IPTV 업계의 실적만 따로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8월 기준으로 KT IPTV 가입자의 30% 정도가 VOD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VOD 이용률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통신3사의 분기별 실적 자료를 살펴봐도 VOD 매출이 얼마나 중요한 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VOD 매출은 KT가 1716억 86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SK텔레콤이 739억 300만원, LG유플러스가 496억 3400만원을 기록했다.

KT는 IPTV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와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자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VOD 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종전 SK플래닛 산하에서 VOD 사업을 추진했던 호핀 사업부를 SK브로드밴드 산하의 Btv모바일과 통합, 신성장 동력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의 결합이 향후 VOD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는 LTE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포털을 활용, VOD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의 LTE 서비스 가입자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4.2GB에 달해 통신3사 중 가장 많은데, 이것은 비디오를 보는 가입자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IoT, 주도권 장악이 사업의 성패 결정

IoT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통신3사는 스마트홈은 물론 자동차 등으로 IoT 산업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향후 실적 향상의 요인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KT는 IoT 생태계 구축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 200여 글로벌 IT 기업이 참여한 '올레 기가 IoT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이 연합체는 관계사들이 IoT 관련 아이디어의 발굴과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 등의 협력을 진행하며 관련 산업의 생태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윤경림 KT 전무가 지난 8월 25일 열린 '기가 IoT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T)
윤경림 KT 전무가 지난 8월 25일 열린 '기가 IoT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T)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가스밸브, 스위치, 플러그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IoT앳홈' 서비스를 선보이며 가입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홈플러스 내에 별도의 체험존을 마련해 고객 유치에 들어갔고, 홈IoT 서비스 출시 후 한달 여 만에 2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냈다. 퀄컴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IoT 산업은 누가 먼저 시장에서 두각을 내느냐가 관건"이라며 "IoT 시장은 오는 2020년 1조 70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예정인 만큼, 통신3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