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차주경] 나이를 먹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 네버랜드의 주인 피터 팬과 그의 숙적 해적 선장 후크 사이에는 사실 우리가 모르는 사연이 있었다. 갓난아기때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란 피터는 네버랜드의 해적 검은 수염에게 납치당한다. 검은 수염은 네버랜드에서 영원한 젊음을 누리기 위해 요정의 힘을 원하고 있었고, 그를 위해 아이들을 납치해 노동력으로 쓰고 있었던 것.

그 곳에서 피터는 자신이 네버랜드의 주인이자, 검은 수염을 물리칠 예언의 전사임을 알게 된다. 피터는 네버랜드에서 만난 어른, 제임스 후크와 함께 검은 수염으로부터 도망친다. 그리고 그는 타이거 릴리, 인어와 요정들을 만나 서서히 피터 팬으로 거듭난다. 이어 피터와 요정, 그리고 검은 수염간 결전이 벌어진다.

영화 '팬' 포스터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영화 '팬' 포스터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최근 동화를 각색하거나, 과거를 다룬 영화가 자주 만들어지고 있다. [말레피센트], [백설공주] 등이 그 예다. 이 영화 [팬] 역시 동화 [피터 팬]이 원작으로, 피터의 탄생의 비밀, 네버랜드에서의 성장담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꿈의 세계 네버랜드와 그 곳의 주민들을 개성 넘치게 묘사한다. 갖가지 색채의 항연도 눈을 즐겁게 한다. 악역 검은 수염의 캐릭터, 타이거 릴리와 팅커벨 등 익숙한 원작 캐릭터들간의 위화감도 없다. 원작과 같으면서 살짝 성격이 다른 캐릭터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영화 내 속도감, 화려함 등 비주얼 측면에서 이 영화는 흠 잡을 데가 많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이 영화는 볼 거리 말고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스토리 개연성이 빈약하기 때문. 중반까지의 흐름은 자연스럽지만, 후반부 진행은 다소 급작스럽고 진부하다. 항상 악당은 말이 많고, 머뭇머뭇대다 일을 망친다. 스테레오타입한, 아이들이나 좋아할 만한 이러한 전개는 아무래도 어른들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질 듯하다.

영화의 나레이션, 그리고 엔딩은 노골적으로 후속을 암시한다. 특히 영화 맨 마지막, 피터의 대사가 시사하는 바가 큰 지라 인상적이다. 

감독 : 조 라이트
주연 : 리바이 밀러(피터 팬), 가렛 헤드룬드(제임스 후크), 휴 잭맨(검은 수염), 루니 마라(타이거 릴리)
평점 :  (5/10)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