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차주경] 화성을 탐사하던 나사의 아레스 탐사대는 별안간 초거대 모래 폭풍을 만난다. 그 과정에서 식물학자 대원 마크 와트니가 폭풍에 휘말려 실종된다. 마크가 사망했다고 판단한 아레스 탐사대는 결국 지구로 귀환하지만, 사실 와트니는 살아있었다. 정신을 차린 와트니는 자신의 지식과 기지에 남은 물자를 활용해 생존에 나서는 한편, 지구로 구조 신호를 보낸다.

죽은 줄 알았던 와트니의 신호를 받은 나사는 환호하는 한편, 그의 구조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지구와 화성의 거리는 너무나도 멀었고 구조 계획은 계속 난항에 부딪힌다. 화성에 있는 와트니에게도 시시각각 위기가 닥쳐온다. 마침내 와트니와 나사에게는 단 한 번의, 최후의 생환 기회가 주어진다.

영화 '마션' 포스터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마션' 포스터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주는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를 나타낸다. 한없는 경이와 경외와 경의의 대상, 미지의 암흑 물질로 가득찬 공포스러운 공간, 도전했고 또 도전해나가야 할 정복의 대상이면서 인류에게 한없는 고난을 주는 곳. 그리고, 지금까지 영화는 우주 공간을 각기 다른 모습으로 꾸준히 그려왔다. 

[에일리언]을 비롯한 수많은 SF 영화는 우주를 주로 미지와 공포의 대상으로 봤다. 최근 밝혀진 우주의 신비와 경이를 기반으로 드라마 요소를 추가한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의 작품은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흥행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마션]은 [그래비티] 및 [인터스텔라]와 같으면서도 사뭇 다른 주제를 다룬다. 이 작품은 [그래비티]의 긴장감 및 공포 요소를 지닌다. 화성이라는 미지의 공간에 남겨진 와트니, 불가항력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우주 공간에서의 사고는 저절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여기에 생존해야 한다는 치열한 삶의 의지까지 곁들여졌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인터스텔라]의 인간애와 도전 정신도 갖췄다. 마크 와트니의 생존, 삶이라는 가장 고결한 가치를 살리기 위해 인류는 하나로 묶인다. 무엇 하나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우주 공간, 인류는 힘을 한 데 모아 조금씩 불을 밝히고 마크 와트니의 생명의 불씨를 살려낸다.

여기에 [마션]은 적당한 개그와 이해하기 쉬운 우주 과학을 섞어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든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보다 가볍고 경쾌하지만, 이 작품은 묵직한 주제 의식도 잘 살렸다. 우주를 올려다보는 인류의 시선이 얼마나 바뀌고 또 진화했는지, [아폴로 13]과 같은 영화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다.

감독 : 리들리 스콧
주연 : 맷 데이먼(마크 와트니), 제시카 차스테인(멜리사 루이스), 제프 다니엘스(테디 샌더스 국장), 케이트 마라(베스 요한슨)
평점 : ★☆ (9/10)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