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용석]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의 전원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방식의 배터리다. 최근에는 친환경을 표방하는 전기차가 각광을 받으면서 리튬 기반 2차전지에 대한 수요와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

하지만 현재 리튬 기반 2차전지 제품들은 수명이 보통 2년 내외로 짧고, 열이나 압력 등 기타 요소 등으로 인해 발화 및 폭발할 수 있는 등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느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핵심 원료인 리튬은 무게 기준으로 지구 표면 존재량이 0.0017%에 불과한 휘귀금속이며, 재활용도 어려워 가격도 비싼 편이다.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2차전지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다. 그런 가운데, 오레곤 주립대 연구진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만한 기술로 ‘칼륨-이온’ 배터리를 내세워 화제가 되고 있다.

오레곤 주립대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칼륨-이온 배터리의 충전 및 방전 에너지 그래프 (이미지=오레곤 주립대)
오레곤 주립대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칼륨-이온 배터리의 충전 및 방전 에너지 그래프 (이미지=오레곤 주립대)
 

칼륨-이온 배터리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처음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 1932년으로, 벌써 80여년 전이다. 하지만 당시 기술로는 이를 상용화하는데 실패했으며, 지금까지 칼륨-이온 배터리 기술은 재검토되지 않고 묻혀있었다.

쉬우레이 지(Xiulei Ji) 오레곤 주립대 화학과 조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칼륨-이온 배터리가 흑연 또는 탄소 양극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했다”며, “그러한 가정은 잘못되었으며, 지난 83년동안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 정말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오레곤 주립대 연구진은 흑연을 양극으로 사용한 칼륨-이온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이는 관련 업계에 매우 중요한 사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칼륨은 리튬 대비 매장량이 880배에 달해 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극으로 사용된 흑연 역시 매우 저렴한 소재 중 하나다.

연구진은 칼륨-이온 배터리가 지금 당장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효율 등에서 여전히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면 칼륨-이온 배터리가 리튬-이온에 비해 긴 수명과 높은 에너지 밀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 향후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용석 기자 rpc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