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오는 2020년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이통사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다가올 5G 세상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향후 이 공간은 5G 기술·서비스·생태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IT기업들의 전초기지로 활용될 계획이다.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은 29일 오전 분당 소재 종합기술원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5G'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IT 기업들과 공동으로 구축한 '5G글로벌 혁신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개소식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정완용 정보통신산업정책관(왼쪽 6번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박현철 이동통신 CP(왼쪽 7번째), SK텔레콤 이형희 MNO총괄(왼쪽 5번째), 노키아코리아 앤드류코프(왼쪽 10번째) 사장 등 산-학-연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진=SK텔레콤)
개소식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정완용 정보통신산업정책관(왼쪽 6번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박현철 이동통신 CP(왼쪽 7번째), SK텔레콤 이형희 MNO총괄(왼쪽 5번째), 노키아코리아 앤드류코프(왼쪽 10번째) 사장 등 산-학-연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진=SK텔레콤)

현장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SK텔레콤, 삼성전자, 에릭슨코리아, 노키아코리아, 인텔코리아, 로데슈바르츠코리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석해 5G 기술 개발 현장과 시연을 참관했다.

'5G글로벌 혁신센터'는 ▲5G 기술연구·개발을 위한 '5G 테스트베드' ▲미래형 서비스와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가상체험공간' ▲생태계 활성화와 동반성장을 위한 'T오픈랩'등 세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은 "ICT 기반 위에 모든 것이 융합되고 5G가 중심이 되는 미래사회에는 SK텔레콤에 지금까지보다 더 큰 역할과 책무가 주어질 것"이라며 "5G 글로벌 혁신센터를 통해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하고, 새로운 고용창출과 동반성장을 견인하며 최선을 다해 우리사회와 경제 발전의 퀀텀점프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2GB 고화질 영화 한편 다운로드 속도는 불과 '1초'
 
이날 SK텔레콤은 노키아와 협업해 현재까지 구현된 최고 속도인 19.1Gbps 시연에 성공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LTE 서비스 시작 당시의 75Mbps에서 250배 이상 빨라진 것이며, 고화질 영화(약 2GB) 한 편을 다운로드 받는데 1초가 채 걸리지 않는 속도다.

삼성전자와는 밀리미터파 무선 전송 시스템과 스노우보딩 체험이 가능한 실감형 5G 서비스도 선보였다. 특히 세계 최초로 단말기에 장착이 가능한 초고주파 RF 검증 칩 및 안테나를 개발해 5G 상용화에 한 발 더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에릭슨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도 시연했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5G 테스트베드'를 통해 인텔과 차세대 무선랜 연동기술과 기지국 데이터 송·수신 용량을 대폭 향상시키는 다중 안테나 기술 등을 연구개발할 예정이며, 로데슈바르츠와 밀리미터파 전파특성 분석, 신규 무선신호 전송방식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6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부문(ITU-R)에서 정의한 5G 핵심 성능 기준인 20Gbps 속도에 근접한 속도를 구현함으로써 선도적인 5G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속도가 전부? 미래 '5G 세상'의 관전 포인트는 '응용기술'

SK텔레콤이 개소한 '5G 글로벌 혁신센터'에서는 이론상으로만 이해해야 했던 '5G'가 가져올 미래상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현장에는 5G 기술을 접목한 의료시스템, 로봇, 테이블탑 SW 플랫폼 등의 체험 기회가 주어졌다.

이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하는 '5G 로봇'이었다. 길이 약 1M 남짓한 이 로봇은 각종센서·카메라를 장착한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0.1초 보다 빠른 반응속도로 동일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사람이 손을 들면 로봇도 따라 손을 들고, 고개를 돌리면 로봇도 그 동작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론으로만 체감할 수 있었던 '5G'의 속도와 고용량 데이터 전송의 효율성을 '로봇'에 집약한 것이다.

'5G 로봇' 시연 모습
'5G 로봇' 시연 모습

이 같은 '5G 로봇'이 상용화 된다면 재난·안전사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화재가 난 집에 들어갈 경우, 사람의 명령에 따라 생존자를 구할 수 있고 방수 기능까지 적용된다면 해상안전사고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센터에 구축된 '리모트AR' 서비스도 많은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5G기술과 의료시스템을 접목해 먼 지역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가 가능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섬 지역에 근무하는 의사가 환자의 심장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본을 3D로 재구성, 이를 전송해 도심지역의 대학병원 의료진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이때, 대학병원 의사는 VR을 착용하고 환자의 심장부위를 좀 더 세밀하게 검사할 수도 있다. 이 역시 '5G'를 통한 빠른 속도와, 고용량 데이터 전송으로 인해 가능한 것이다.

현장 관계자가 '리모트AR'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현장 관계자가 '리모트AR'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반면, 재난·안전사고 현장에서의 활용가치는 다소 낮아진다. 촬영-3D재구성-전송까지는 일정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는 ‘5G’의 눈부신 속도도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제한적인 부분들이 보완되고, VR이 아닌 홀로그램 영상으로 정밀검사가 가능해질 정도로 기술이 발달된다면 그 활용가치는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5G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네트워크의 구조 혁신과 함께 기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물론이고, 빅데이터 처리, IoT, 인공지능 등 모든 것을 연결시킬 수 있는 ‘응용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은 "5G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고 기술-서비스-생태계 모두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네트워크 구조 혁신을 통한 경험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5G 글로벌 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들과 적극적 협업을 통해 5G 시대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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