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속도로 높아짐에 따라, 방콕의 젊은이들 대부분이 이동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됐다. 방콕에서 젊은이들이 전철에서 스마트폰을 쳐다본다거나 거리에서 걸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다 앞사람과 부딪히는 상황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 토요타의 지원으로 방콕에 만들어진 스마트폰 전용 인도(사진=아시아뉴스네트워크)
태국 토요타의 지원으로 방콕에 만들어진 스마트폰 전용 인도(사진=아시아뉴스네트워크)

태국 방콕의 까셋삿 대학교는 이런 스마트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폰 전용 인도’를 지난 10월에 시험적으로 도입했다. 이 ‘스마트폰 전용 인도’는 우선 이달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대학 통학 중 가장 혼잡한 약 500m 길이의 인도 중앙에 흰 분리선을 그어놓고 ‘스마트폰 전용 레인’과 ‘일반 레인’으로 나눠놓았다.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며 걷다 보면 일반 보행자보다 이동속도가 느려지는데, 이 인도에서라면 그러한 속도 차에 의한 충돌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전용 인도’는 까셋삿 대학교 학생이 아이디어를 내 태국 토요타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처음 이 아이디어를 고안한 까셋삿 대학교 마케팅 전공 학생 ‘Natdanai Adisornpunkul’은 “통학 중 혼잡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걷는 학생이 길을 막아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줘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 ‘스마트폰 전용 인도’ 레인을 만들게 됐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태국 토요타가 기획하고 있던 캠퍼스 내 문제 해결 아이디어 공모전 ‘Toyota Challenge 2015’ 중 ‘Anyone Can Change’라는 프로젝트에 응하며 이뤄졌다. 우선 프로젝트 펀드 2만 바트(약 65만 원) 중 6000바트(약 20만 원)을 투자해 인도 중앙에 흰색 레인을 만들거나 안내 표지판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워싱턴DC에 설치된 스마트폰 전용 인도(사진=readNrainbow의 트위터)
워싱턴DC에 설치된 스마트폰 전용 인도(사진=readNrainbow의 트위터)
 
중국 충칭에 만들어진 스마트폰 전용 인도(사진=신화망)
중국 충칭에 만들어진 스마트폰 전용 인도(사진=신화망)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보행 장애는 비단 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 중독자가 늘면서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걷는 이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사건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와 중국 충칭에도 스마트폰 전용 인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은 단지 ‘걸어갈 뿐’이지만 급하게 길을 가야 하는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앞사람과 부딪히는 등 크고 작은 불편을 초래한다. 실제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다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전용 인도의 시험 결과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