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3D 프린팅 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3D 프린팅 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3D 프린팅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 제도의 마련과 함께 더 많은 콘텐츠가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건전한 유통 환경을 위한 기술적 조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D 프린팅 시장 활성화를 앞두고 3D 프린팅 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사진= printm3d.com)
3D 프린팅 시장 활성화를 앞두고 3D 프린팅 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사진= printm3d.com)

 

3D 프린팅 콘텐츠 지식재산권 문제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만든 구체적인 유형물은 물론, 설계나 디자인 등을 담고 있는 데이터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단순하지 않다. 특히 데이터의 경우 저작자의 창작성이 반영되기 때문에 저작권법의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저작권은 문학, 학술, 예술 분야에만 국한되는 권리가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3D 프린팅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판례는 없지만, 향후 온라인 3D 프린팅 콘텐츠 유통 시장이 활성화되면 지식재산권 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1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D 프린팅으로 인한 지식재산권 손실 비용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개최된 ‘K-ICT 3D 프린팅 컨퍼런스 2015’에서는 3D 프린팅의 확산과 지식재산권의 조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졌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박재원 변호사는 “저작권 침해와 저작물 이용 활성화의 충돌 문제는 저작권 침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적법한 공유를 뒷받침하는 유통 시장의 양성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저작권이 권리자, 저작권 보호 등 개인을 중심으로 했다면, 최근에는 보호와 이용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기업 단위로 확대되는 추세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3D 프린팅 콘텐츠 역시 창작과 유통 소비의 순환 구조를 전제할 때 저작권자와 유통사업자, 이용자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저작권이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D 프린팅 콘텐츠 창작자들이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도 단순 소비를 넘어 콘텐츠를 확대 재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을 위한 저작권 발전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온라인 3D 프린팅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 자칫 저작권자의 소명에 따른 복제 및 전송 중단 요구가 남용될 경우 3D 프린팅 콘텐츠 유통 자체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3D 프린팅 콘텐츠 저작권의 정당한 행사와 저작물의 적법한 이용 요구, 창작과 유통 소비가 선순환되는 공유경제의 개념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 저작권 환경 개선, 저작권 거래 인프라 강화 및 이용활성화 도모, 저작권 교류 활성화를 위한 국제협력 강화 및 저작권 관련 교육 및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D 프린팅을 미래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정부에서도 3D 프린팅 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및 침해 탐지 등의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3D 프린팅 콘텐츠의 유통 활성화, 투명한 과금·정산·분배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정보보안 솔루션 전문 업체 마크애니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3D 프린팅 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기술 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3D 프린팅 콘텐츠 클리어링’ 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D 프린팅 콘텐츠 클리어링 센터는 3D 프린팅 디자인, STL 생성, G-코드 변환, 실물출력 등 3D 프린팅 프로세스 전반의 산출물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와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탐지가 가능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한 3D 프린팅 콘텐츠 유통을 지원하고, 나아가 보호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생태계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마크애니가 개발 중인 3D 프린팅 콘텐츠 클리어링 센터에는 마이크로 라이선싱 기반의 산출물 보호 기술을 비롯해 지식재산권 추적을 위해 정보를 삽입하고 검출하는 디지털 포렌식 마크, 콘텐츠 간의 유사성 및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특징점 추출 인식 기술 등이 두루 적용된다. 또한, 투과성을 가진 테라헤르쯔(THz) 전자파를 기반으로 실제 3D 프린팅 결과물에 대한 지식재산권 정보 검색 기능도 포함될 예정이다.

김재홍 마크애니 이사는 “3D 프린팅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지식재산권을 비롯한 완성품의 품질 인증, 저작권 인증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3D 프린팅 저작물 유통 지원을 포함한 기술적 플랫폼의 성공은 3D 프린팅 서비스 생태계의 선순환 여부에 달려 있으며, 이는 3D 프린팅 산업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