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올해 3분기 국내 PC 출하량이 10년 만에 분기 100만대 이하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DC의 최근 국내 PC 시장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99만 대로 지난 2005년 2분기 92만 대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100만 대 이하를 기록했다. 3분기 출하된 99만 대 중 데스크톱 53만 대, 노트북은 46만 대로 전년 대비 각각 5.4%와 3.7% 감소했으며, 전체 PC 출하량은 4.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995년 1분기~2015년 3분기 국내 PC 분기별 출하량(단위: 1000대, 자료= 한국IDC)
1995년 1분기~2015년 3분기 국내 PC 분기별 출하량(단위: 1000대, 자료= 한국IDC)

특히 소비자 PC 시장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52만 대를 기록했는데, 2분기 메르스 여파로 채널 재고가 늘어남에 따라 3분기 출하량을 조절하고, 재고 소진을 위해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1월 현재 채널 재고가 안정적인 수준을 회복함에 따라 2015년 4분기 및 2016년 1분기에는 출하량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교육 시장은 전년 대비 10.5% 성장한 12만 대가 출하됐다. 이 시장은 지난해 윈도 XP 마이그레이션으로 대부분의 교체 수요가 상반기에 몰려 하반기에는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결국, 3분기의 성장은 전년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며, 올해 1월에서 9월까지 합산하면 공공·교육용 PC 출하량은 40만 대로 전년 대비 17.8% 감소했다. 다만, 해당 기간 동안 노트북 출하량은 7만2000대로 전년 5만5000대 대비 30% 이상 증가하고 있어 모바일 컴퓨팅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 시장은 전년 대비 4.3% 감소한 35만 대를 출하했다.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이 제한적인 IT 투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PC 내구연한의 연장 및 대규모가 아닌 연간 단가 계약을 통해 소규모 물량을 필요 시 구매함에 따라 시장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제품별로는 두께 21mm 이하 울트라 슬림 노트북이 23만 대가 출하되며 최초로 전체 노트북 중 50%를 돌파했다. 프로세서의 컴퓨팅 및 그래픽 성능이 향상되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사용자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화면 크기 또한 13형 위주에서 14, 15형으로 다양해지면서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내년 신학기 시즌을 맞이해 인텔의 6세대 스카이레이크와 윈도 10을 탑재한 울트라 슬림 노트북 라인업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모바일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3분기 태블릿은 45만 대, 노트북은 46만 대 출하되며 비슷한 규모를 형성했다. 태블릿은 콘텐츠 소비 및 교육용으로, 노트북은 엔터테인먼트 및 생산성 도구로 주로 활용되기에 사용 목적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 결과 태블릿은 7~10형이, 노트북은 11~15형을 중심으로 라인업이 현재 구성돼 있다.

2015년 3분기 국내 태블릿 및 노트북 출하량(단위: 1000대, 자료= 한국IDC)
2015년 3분기 국내 태블릿 및 노트북 출하량(단위: 1000대, 자료= 한국IDC)

권상준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12.3형 서피스 프로 4와 12.9형 아이패드 프로, 13.5형 서피스북 등 생산성이 향상된 태블릿이 시장에 선보이면 2016년은 12~13형 시장에서 울트라슬림 노트북과 키보드 탈착형 태블릿 간 경쟁이 예상된다”며 “PC, 태블릿, 스마트폰 그리고 웨어러블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 기기 간 콘텐츠 소비, 데이터 연동, 앱 호환성 등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