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통신방송 업계가 빅2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인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신임 대표이사로 재무통이자 전략가로 평가받는 권영수 부회장을 선임했다. LTE 올인 정책으로 만든 LG유플러스의 시장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시점인 만큼 권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권영수 전 LG화학 대표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 후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감행해 LCD와 OLED 사업을 키웠고, 애플과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일·중국 제조사들의 기를 꺾었다. 당시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였던 회사를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는 등 세계 1위 패널 회사로 키웠다.

지난 2012년에는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런 그가 LG유플러스의 신임 CEO로 왔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있다. 변화 무쌍한 통신 업계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다분야에서 만들어온 경험을 중심으로 LG유플러스의 경쟁력을 그 어느 때보다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줄을 잇고 있다.

권 대표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 많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빅2 중심으로 통신방송 시장이 재편됨에 따른 대응이다.

그동안 유무선 시장은 KT가 장악하고 있었는데, 최근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향후 빅2 중심으로 방송통신 시장이 재편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이같은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권 대표의 부임이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업체 인수라는 히든카드를 던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만 규모의 경쟁에서 배제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통사 관계자는 "권영수 대표는 재무통이자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홈 IoT 사업의 대대적인 확장도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홈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권 부회장의 가세로 홈 IoT 분야가 스마트카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6년간 LG유플러스를 이끌어 온 이상철 부회장의 성과가 워낙 컸기 때문에 일부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권 부회장 취임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권영수 부회장이 수익성 관리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커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는 높은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된다"며 "신임 권 부회장이 홈IoT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 무인자동차로까지 IoT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