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말하는 2015년 핫이슈 '톱7'

최재필 기자
입력 2015.11.30 17:20 수정 2015.12.01 00:00

[IT조선 최재필] 말도 말고, 탈도 많았던 2015년이 한 달 남았다. 올해 통신업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법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일어난 크고 작은 변화에서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거대 인수·합병(M&A)까지 숨 가쁘게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통신업계가 말하는 2015년 핫이슈 7가지를 짚어봤다.


"프리미엄 경계 희미해졌다"… '중저가폰' 급부상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엄격한 지원금 규제로 80만~1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이통시장에서는 '중저가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1월 출시된 30만 원대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 맥스'는 꾸준히 주간 판매량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중저가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손잡고 내놓은 40만 원대 '루나'는 하루 평균 2000대씩 팔려나가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켰다.

왼쪽부터 LG클래스, 갤럭시 그랜드 맥스, 루나 (이미지=각사)

 

LG전자 'G4'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중저가폰이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KT가 30만 원대 스마트폰 '갤럭시J7'을 단독으로 출시하며 중저가폰 라인업을 강화했다. 프리미엄폰과 보급형 폰의 경계가 좁혀지면서, 가성비로 중무장한 '중저가폰'의 고속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이통시장 패러다임 바꾼 '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장

2015년 국내 이통시장에서 '요금제'의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출현을 지목할 수 있다. 지난 5월 KT를 시작으로 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잇달아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국내 이동통신 역사 30년 만에 통신서비스 패러다임을 기존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시켰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KT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유·무선 음성통화, 문자 등을 전 요금제 구간에서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는 방식이다. 월 3만 2890원 요금제를 써도 통화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는 건 꽤 파격적이었다. 반면, 최저 요금제에 데이터를 300MB밖에 주지 않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또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소진하면 속도가 3Mbps로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데이터 무제한'으로 소개한 이통사 광고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파격적인 서비스'와 '이통사의 꼼수'라는 상반된 평가 속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택한 가입자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이제는 엄연한 이통3사의 대표 요금제로 자리를 잡았다.


'20%요금할인' 제도, 단말기 보조금 의존도 낮춰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휴대전화와 이통사 선택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단연 '보조금'이었다.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할부부담금을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 시행 후 단말기 보조금은 엄격한 규제대상이 됐고, 이통사들은 정해진 상한액에 한참 못 미치는 보조금을 책정했다.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도입한 '20%요금할인' 제도는 단말기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는 중요 솔루션으로 급부상했다. 보조금을 받는 대신 매달 내는 통신요금의 20%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대리점 앞에 '20%요금할인'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제도 시행 초기에는 할인율이 12%여서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정부가 지난 4월 가계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할인율을 20%로 확대하면서 가입자는 급속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 10월 23일 출시된 애플 '아이폰6S'에 쥐꼬리 보조금이 책정되면서 다수의 소비자들은 '20%요금할인' 제도에 눈을 돌렸다. 지난 11월 21일 기준으로 해당 제도의 가입자는 358만 명을 넘어서며,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덩치 키운 알뜰폰 업계, 가입자 500만 시대 열어

2015년은 성장통을 겪는 알뜰폰 업계에도 큰 의미가 있는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출범 초기만 해도 가입자 확보에 난항을 겪던 알뜰폰이 출범 4년 만에 '가입자 500만 시대'를 연 것.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이통사 서비스보다 저렴한 알뜰폰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파사용료 면제, 도매 대가 인하 등 정책적인 지원을 단행했다. 그 결과, 알뜰폰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다.

 

휴대폰 판매점 앞에 '지금은 알뜰폰이 대세'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모습

 

하지만 정부가 야심차게 문을 연 '알뜰폰 허브사이트'는 기대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서 운영비 부담으로 중소사업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적자 기조를 면치 못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 정책에 의존만 하지 말고,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날 선 비판도 잇따랐다. 알뜰폰 가입자는 올 연말까지 600만 명에 다다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이용자 중 10%가 넘는 규모다. 알뜰폰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득 없었던 '3밴드 LTE-A 세계최초 상용화' 공방전

올해 초 이통3사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간 큰 사건이 있었다. '3밴드 LTE-A 세계최초 상용화' 논란이 그것이다. 3밴드 LTE-A란 3개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 최고 3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론상으로는 기존 LTE보다 4배 빠른 속도다. 지난 1월 SK텔레콤은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가 발간한 LTE 관련 보고서에 자신들의 '3밴드 LTE-A' 서비스가 세계 최초 상용화로 게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 문구를 근거로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편 광고를 온에어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SK텔레콤 대리점 앞에 '세계최초 4배 빠른 LTE-A'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내용이 담긴 광고에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며, 서울지방법원에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에 이른다. SK텔레콤이 시험용 단말기로 100명 체험단에 서비스한 것은 상용화가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결국,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SK텔레콤 광고를 금지했다. 이에 더해 KT는 해당 광고 때문에 시장 점유율, 매출, 영업이익이 하락해 200억 원 이상 손해를 입었다며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양사는 10월 초까지 법정싸움을 이어오다 KT가 소 취하서를 제출하며, 소득 없는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힘겨루기도 마무리됐다.


3년 만에 이뤄낸 '이통3사 간 VoLTE 연동'

3년 동안 답보상태였던 음성통화(VoLTE)의 이통3사 연동이 마침내 가능해졌다. 'VolTE'는 LTE 기반 음성통화 서비스다. 고품질 음성통화, 기존 대비 8배 선명한 영상통화, 음성·영상 통화 간 자유로운 전환과 함께 통화 중 사진·영상 공유 등이 가능하다. 그동안 같은 통신사 가입자끼리만 VoLTE 사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통신사 구분 없이 통화 도중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할 수 있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SK텔레콤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VoLTE 망 연동 연합체'를 구성하며 이통3사 연동을 준비해왔다. 기대와는 달리, 이통3사 VoLTE 연동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업계에서는 접속료 협상·기술적 난제들을 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이통3사는 3년간의 노력 끝에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세계 최초 VoLTE 사업자 간 연동'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통신 강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두를 놀라게 한 'SKT-CJ헬로비전' M&A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선언하면서 통신업계는 물론, 방송업계까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무선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예상 못 했던 결과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사건이 2015년 통신시장을 뒤흔든 '최대 이슈'라고 입을 모은다. 초대형 공룡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을지로 사옥 앞 모습

 

SK텔레콤은 ICT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A'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KT·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시장지배력 전이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인수합병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12월 1일 정부 당국에 인수합병(M&A) 인가를 공식 신청한다. 국내 통신·방송영역 경계를 허무는 첫 M&A 사례이자, 각 영역 1위 사업자 간 결합에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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