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잇 김형원] 우리가 흔히 ‘무선조종 장난감’이라 부르는 RC(리모트 컨트롤 혹은 라디오 컨트롤) 국내 활동인구 수는 약 120만 명이며, RC관련 국내 제조사는 약 10여 개 업체가 존재한다. 그중에서 RC 자동차는 국내 전체 RC시장에서 약 70~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RC비행기나 RC보트에 비해 그만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RC자동차 업계의 대표적인 기업 ‘머치모어 레이싱(Muchmore Racing)’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장지현 사장(39)을 만나 업계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머치모어 레이싱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RC선수로 활약해 왔으며, 오로지 ‘RC’ 하나에 인생을 걸고 사업을 키워 온 대한민국의 젊은 기업인이다.

▲ 장지현 머치모어 레이싱 대표


‘머치모어 레이싱’은?

머치모어 레이싱은 1998년에 출범한 회사로 RC자동차용 배터리, 충전기, 방전기 등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머치모어 레이싱의 핵심 아이템은 ‘충전기’, ‘배터리’, ‘모터’, ‘변속기’, ‘타이어’다. 머치모어 레이싱이 개발/제조한 상품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30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일본에 현지 법인도 운영 중이다. RC 자동차 경기장도 운영하고 있다.

언제부터 RC를 시작했나?

RC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다. 당시 교육부 산하 도/시 대회가 존재했으며 거의 모든 대회에 참여했다. 중학교 때는 JMRCA(일본무선모형자동차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에도 참여했다. 아마 한국 선수가 해외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것이 처음일 것이다. RC선수 생활은 21살 때까지 이어졌고 공식 선수권대회 우승 타이틀도 1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RC선수로서 국제대회에 참여하다 보니 국내에도 RC레이싱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배터리 사업에 눈을 떳고 우여곡절 끝에 ‘제이제이매치드(JJ Matched)’라는 배터리 브랜드를 1992년에 런칭했다. 배터리는 가내수공업으로 만들고 수소배터리 리페어링 서비스도 국내 처음으로 시작했다.

‘머치모어 레이싱’은 본래 원자통신이라는 방산업체로부터 파생된 RC브랜드다. 방전기, 배터리바 등을 만들어 팔다가 2001년 즈음 본사 부도로 사업이 어려워졌다. 이때 장지현 명의로 사업자를 내고 상표등록을 해 어렵게 운영해 오다 2004년 월드챔피언 타이틀을 붙인 ‘셀마스터 충전기’가 대박이 났고, 이 충전기가 회사를 다시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RC자동차의 매력은 무엇인가?

RC자동차의 매력은 직접 대회에 나가 우승하거나, 지원하는 선수가 이겼을 때 만끽하는 희열에 있다. 대회에서 이기면 정말 기분 좋고 기쁘다.

RC자동차 레이싱은 드라이브 컨디션, 타이어 등 레이스 환경에 맞춰서 차량 세팅을 한다. 이는 실제 자동차 레이싱의 운영 방법과 거의 같다. RC자동차 레이싱이 실제 자동차 레이싱보다 나은 점은 자동차 컨디션을 더 빨리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장지현 머치모어 레이싱 대표


RC자동차 중에서도 특히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가?

‘전동 투어링카’다. 실제 자동차 레이싱처럼 차량을 세팅하는 맛이 살아 있고 빠른 스피드가 경쾌하게 다가온다. 오프로드 RC자동차도 물론 재미있지만, 테크니컬과 이론 쪽에 관심이 많아서 투어링카를 선호한다.

▲ 전동 RC 투어링카


RC의 매력을 꼽는다면

RC의 가장 큰 매력은 야외활동을 한다는데 있다. 사람들과 만나면서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또 심오한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으며, 손으로 조작하는 감성적인 부분도 매력 포인트다.

아쉬운 점은 아직 국내에서는 RC가 레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캐러밴을 몰고 와 가족, 친구 단위로 함께 RC를 즐기지만, 국내에는 아직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이런 점은 앞으로 KMRCA 등 협회나 단체들이 노력해주길 바란다.



RC 자동차에 관심이 있거나 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RC자동차를 시작한다면 우선 ‘장난감’과 ‘RC’의 차이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장난감 RC의 경우 직진, 후진, 좌회전, 우회전 등 정해져 있는 각도와 속도로만 움직이지만 본격적인 RC자동차는 매우 세밀한 스티어링 제어는 물론 속도 제어가 가능하다.

장난감 RC의 경우 부숴지면 고칠 방도가 없지만, 본격 RC 자동차의 경우 거의 모든 파츠를 부품별로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부품을 조합하는 것으로 튜닝의 재미와 내 차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RC 자동차를 처음 시작할 때는 ‘RTR(Ready to Run)’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RC자동차는 물론 컨트롤러도 함께 동봉돼 있어 구입 후 바로 달려볼 수 있다.

RC 전문샵을 방문하면 RC 자동차 세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대회 구경을 오면 하루를 즐길 수 있다. 대회는 가족과 같이 즐겨보길 권한다.


이 기사는 '키덜트잇'(Kidultit.com)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덜트잇'은 프라모델, 피규어, 드론, 서브컬처 등 성인들을 위한 취미 전문 웹진입니다.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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