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차주경]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미래에 의문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샤오미 '미 밴드'의 엄청난 판매량은 그들의 의문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줬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급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새로운 제조사들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핏비트(Fitbit)를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말까지는 핏비트가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핏비트는 1년 동안 출하량이 2배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애플과 샤오미의 제품 출시로 인해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핏비트의 시장점유율은 22.2%로 애플워치의 18.6%, 샤오미의 초저가 피트니스 밴드 '미 밴드'의 17.4%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애플과 샤오미가 엄청 빠른 속도로 핏비트를 추격하고 있어 2016년에도 핏비트가 시장 1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샤오미 미 밴드(사진=샤오미)
샤오미 미 밴드(사진=샤오미)

작년 이맘때 애플은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고, 샤오미는 시장점유율이 겨우 0.4%였다. 그러자 내년에 더욱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신제품이 없다면 핏피트가 정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핏비트의 두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파크 CEO와 에릭 프리드먼 CTO는 개발 중인 신제품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외신에 따르면 핏비트가 내년에 센서와 알고리즘 성능을 향상시키고 디자인도 한층 정교하게 만든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프트웨어도 새롭게 개발돼 사용자의 건강상태에 대해 종전보다 훨씬 심도 깊은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핏비트는 애플워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배터리 수명이 길다. 애플워치의 가격은 최소 350달러 선에서 시작하고 배터리는 하루 정도 사용하면 충전을 해야 한다. 반면 핏비트의 최신 모델인 차지(Charge)가 130달러, 차지 HR(Charge HR)이 150달러로 애플워치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미국 리테일 스토어 '타깃'에 따르면 애플워치와 핏비트 차지 HR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제품 중 하나다. 그러나 향후 핏비트는 샤오미의 공세로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 샤오미는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작년에 처음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샤오미의 첫 번째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미 밴드'는 1회 충전으로 배터리가 30일 동안 지속되고, 가격도 겨우 15달러에 불과하다. 여기에 고급 스마트 밴드처럼 심방 박동 측정기능을 추가했다. 

1세대와 달리 내구성도 강화했다. 121㎝ 높이에서 떨어트려도 끄덕없다. 고온이나 저온에서도 정상 작동한다. 수심 1미터 내에서 30분까지 견딘다. IP67 방수 등급도 받았다. 미 밴드 2는 심박 측정 기능이 추가됐다. 또 121c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끄덕없고 고온·저온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된다. IP67 생활방수 등급을 획득해 수심 1m 깊이에서도 30분간 수압을 견딘다. 

기타 스마트폰 잠금 해제나 통화/문자 알림, 만보기 기능과 수면시간 측정 등 기존에 지원했던 기능도 동일하게 지원한다. 

이 놀라운 가격보다 놀라운 것은 미 밴드가 1년 동안 이 시장에서 1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지만, IDC의 자료에 따르면 미 밴드 출하량의 97% 이상이 중국 내수용이라는 점이다. 향후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면 시장점유율은 종전보다 크게 올라갈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미 밴드에 탑재되는 심박계 등의 기능은 핏비트의 최신 기종을 모방하고 있어, 핏비트를 위협할 가장 큰 제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