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 공간들이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은 신(新)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통사, 제조사, 건설사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특히 이통사들은 '홈IoT' 신규 서비스들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가전제품을 넘어 주거 공간 전체를 스마트폰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SKT, 건설사와 손잡고 '스마트홈' 판 키운다

홈IoT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는 이통사는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20일 스마트홈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후, 건설사와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 인증주택'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정우건설산업과 '스마트홈 인증아파트' 1호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스마트홈 인증아파트'란 아파트 내 홈네트워크를 SK텔레콤의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하거나, 분양 시 기본 설치항목 또는 플러스 옵션으로 스마트홈 연동기기를 도입한 아파트를 말한다.

SK텔레콤 스마트홈 인증주택 '원희캐슬미사 더블리버뷰' (이미지=지희산업)
SK텔레콤 스마트홈 인증주택 '원희캐슬미사 더블리버뷰' (이미지=지희산업)

스마트홈 인증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는 이용자들은 아파트에 적용된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스마트홈 연동기기를 모두 하나의 SK텔레콤 '스마트홈 앱'으로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밖에서 보일러 온도를 조절하고, 가스 밸브를 잠그는 방식 등이다.

첫 스타트는 나름 순조롭게 진행됐다. 정우건설이 SK텔레콤과 협력해 내놓은 경기도 화성시 봉담 IoT오피스텔 414세대는 지난 10월 가분양에 들어가 3일 만에 모두 계약이 완료됐다. 또 인천 논현동 테라스하우스 방식 아파트 320세대에도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동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지난달 스마트홈 인증주택 2호 사업자로 '지희산업'을 선정했다. '지희산업'은 부동산 개발 전문기업이다. 미사강변지구 554세대의 오피스텔 '원희캐슬미사 더블리버뷰'를 분양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동탄 2신도시 약 600세대 및 화성 봉담 약 500세대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에 양사는 아파트 내 최대 1만 개 이상의 스마트홈 연동기기를 설치하는 데 합의를 도출했다.

이미지=SK텔레콤
이미지=SK텔레콤

SK텔레콤은 홈IoT 영역 확장을 위해 인테리어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이 회사는 내년 1월 15일까지 '스마트홈 인테리어 1기'를 모집한다. '스마트홈 인테리어' SK텔레콤이 스마트홈 상품을 제공하고, 이에 최적화된 인테리어 업체를 연결해주는 이벤트다. 인테리어 시공 시 SK텔레콤이 지원하는 서비스는 스마트홈 허브, 스마트 스위치, 스마트 플러그 등이다.

 

LGU+, 'IoT 오피스텔' 전국 확산 나선다

LG유플러스도 가정용 IoT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꾸준히 시장 영토를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7월 정식 선보인 홈IoT 서비스 'IoT@home'는 출시 140일 만에 가입자 8만 명을 유치하며, 국내 스마트홈 서비스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IoT@home'은 IoT스위치, 플러그, 열림감지센서, 에너지미터, 가스락, 도어락, 온도조절기 등 총 14종의 서비스를 담고 있으며, 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서비스를 3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LG유플러스도 주택단지에 자사의 홈IoT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사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파트너사로는 부동산 종합개발사인 '안강개발'이 낙점됐다. LG유플러스는 안강개발과 협약을 맺고, 지난 11월 오피스텔 분양에 들어갔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 위치한 IoT 오피스텔은 약 1000세대로 구성됐다.

사진=LG유플러스
사진=LG유플러스

IoT 오피스텔은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집안의 현관문과 창문의 보안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보일러나 제습기, 가스 밸브 제어는 물론 에어컨, 냉장고 등의 가전까지 제어할 수 있다. 양사는 IoT 오피스텔 구축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하반기에 지능형 IoT 서비스도 도입한다. 예컨대, 외부 창문이나 출입문이 열릴 경우 날씨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고 외부 온도 및 미세먼지 농도 등을 고려해, 에어컨이나 공기 청정기의 동작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오랜 시간 냉장고 문을 열지 않을 경우 미리 등록된 지인에게 위급 알림 메시지를 발송, 늘어가는 1인 가구 및 독거노인 등의 안전 확인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보안, 케어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산업용 IoT'에서 '가정용 IoT'로 눈 돌린 KT

스마트공장, 컨테이너 추적 보안관제 시스템, 위험물 안전운송 통합관리 시스템 등 산업용 IoT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오던 KT가 경쟁사에 발맞춰 홈Io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T는 지난달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 서비스를 내놓으며 홈IoT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안 내 가전제품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만약 기기의 이상 상태가 감지되면 고객에게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에는 현관문의 열림과 닫힘 확인, 가족별 비밀번호 등록, 가족별 출입 알림, 문 열림 방치 시 경고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도어락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이르면 연내에 가스안전기, 문열림감지기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미지=KT
이미지=KT

KT는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손잡고 가전제품과 IoT 서비스가 연동되는 '기가 IoT 홈' 상품을 연내 제공키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 가전의 제어·연동 기술을 지원하고, KT는 이 기술을 활용한 기가 홈IoT 서비스를 제공한다.

KT와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 사업을 위해 양사가 보유한 플랫폼을 연동, 이용자 가정 내 와이파이(WiFi) 연결로 공유기(AP)를 통한 호환이 가능하도록 개발을 완료했다.

양사의 협력을 통해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에는 올해 안에 삼성전자 에어컨, 공기청정기와 연동된 서비스가 적용된다. 내년 초에는 세탁기와 냉장고, 로봇청소기, 오븐 등 서비스 4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을 구입하고, 삼성 스마트홈 계정을 가진 고객이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 서비스에 가입하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는 향후 고객 생활 습관에 맞춰 가정 내 다양한 IoT 생활기기를 자동으로 복합 제어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KT는 아직 부동산 전문업체 또는 건설사와 손잡고 자사의 서비스를 구축한 사례가 없다. KT 관계자는 "올레기가 IoT 홈매니저를 고정된 주거 공간에 구축하기 위해 여러 건설, 부동산 업체들과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지만 아직 공개할 정도로 진척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통3사가 선보인 홈IoT 서비스는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크게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내년부터는 각사의 강점을 활용한 신개념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전제품을 넘어 주거 공간 전체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홈IoT 서비스 등장도 머지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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