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웨어러블 기기 등이 가장 주목받을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IoT로 연결되는 가전제품들은 이제 서서히 상용화되고 있는 만큼, CES 2016에서는 실제 구매할 만한 매력적인 스마트가전들이 대거 전시될 것으로 예상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는 TV가 스마트가전의 홈 허브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TV가 스마트가전의 홈 허브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5년 내 IoT로 연결되는 전자기기의 수가 300억 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2019년까지 매년 19억~30억 개의 IoT 연결기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삼성전자는 한 술 더 떠서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이 IoT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IoT 시장이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여서 수 년 내 '빅뱅'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IoT라 하면 다소 멀게 느껴지지만 이미 산업 현장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항공, 스마트카 등 다방면에 걸쳐서 빠르게 변화가 일고 있다. 이제는 일반 가전제품들과 인터넷이 접목되는 '스마트가전'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스마트가전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일부 공개됐지만 빙산의 일각이다. 그러나 2016년에 출시되는 주요 가전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IoT로 연결되는 가전제품일 전망이어서 '스마트가전'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스마트가전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주축으로 하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까지 가세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6년형 TV에 IoT 플랫폼을 더해 스마트가전의 핵심 컨트롤러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IoT 허브 내장 TV로 200여 기기 조작

IoT 허브를 내장한 삼성전자의 2016년형 스마트TV(사진=삼성전자)
IoT 허브를 내장한 삼성전자의 2016년형 스마트TV(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CES 2016에서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함께 개발한 IoT 플랫폼을 2016년형 스마트TV 전 라인업에 탑재할 예정이다. IoT 플랫폼이 탑재된 삼성 스마트TV는 IoT 기기들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홈 허브'가 TV 자체에 기본적으로 내장돼 소비자들은 별도의 외장형 IoT 허브 없이도 삼성전자의 가전제품과 보안카메라, 잠금장치, 조명 스위치 등 스마트싱스와 연동되는 200여 개의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IoT 플랫폼을 통한 기기 조작 외에도 삼성전자는 타이젠 기반 자체 스마트TV 통합 보안 솔루션 '가이아(GAIA)'도 구축했다. 가이아는 스마트 TV 서비스·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3단계에 걸친 보안 솔루션으로 더욱 안전한 스마트 TV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가이아는 사용자가 스마트TV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암호를 입력할 때는 ‘보안 가상 키보드(Secure Keyboard)’를 통해 카드번호와 패스워드와 같은 개인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스마트가전이 성장함에 따라 보안위협도 그만큼 커지게 되는데, 삼성전자는 3단계 보안 솔루션을 출시부터 곁들여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준다. 

LG전자, 웹OS 3.0 통해 가전 제어

LG전자는 웹OS 3.0을 통해 IoT 가전제품들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웹OS 3.0을 통해 IoT 가전제품들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사진=LG전자)


LG전자도 2016년형 스마트TV에 웹OS 3.0을 적용하고 집 안 생활가전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는 웹OS 3.0을 적용한 LG 스마트 TV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로봇청소기, 오븐, 조명 등 스마트 가전들의 전기 사용량, 구동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또 전원을 켜고 끄거나, 운전 모드도 바꿀 수 있다. 특히 스마트 가전들을 한꺼번에 제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안방에서 TV를 보면서 거실에 있는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고, 오븐이 요리를 끝마치면 알림이 울리고, 조명을 켤 수도 있다. 

두 가전사 모두 가정 내 스마트가전의 컨트롤 센터로 TV를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TV는 항시 집에 존재하고 인터넷과 연결되는 만큼 스마트TV를 활용해 스마트가전을 제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TV는 IP센서와 조명, 모션센서 등과 연결해 집 안팎을 살펴보는 보안·모니터링 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TV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IoT 기기들이 속속 출시되고 나면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TV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피커와 스마트홈 서비스용 허브가 결합된 '스마트씽큐 허브'(사진=LG전자)
스피커와 스마트홈 서비스용 허브가 결합된 '스마트씽큐 허브'(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 IFA 2015에서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가전으로 바꿔주는 스마트씽큐 센서를 선보인 데 이어 2016년에는 스마트씽큐 허브를 출시한다. 기다란 원통 모양의 스마트씽큐 허브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는 홈 게이트웨이인 동시에 가전제품 상태 뿐만 아니라 일정, 날씨 등의 유용한 정보를 3.5인치 화면과 음성으로 제공하는 알림 센터 기능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들려주는 프리미엄 스피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스마트씽큐 센서와 연동해 스마트 가전은 물론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 제품의 작동 상태를 스마트씽큐 허브의 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 보여준다. 스마트씽큐 센서는 지름이 약 4cm인 원반 모양의 탈부착형 장치로,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 가전으로 바꿔준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지그비(Zigbee), 무선랜(Wi-Fi) 등 다양한 무선 통신 기술을 지원해 스마트씽큐 센서, 스마트 가전들과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에서 선보이는 IoT 제품들(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에서 선보이는 IoT 제품들(사진=LG유플러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에는 IoT 기술이 대거 탑재될 전망이다. 사용자들은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주요 가전제품들을 TV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통신사들도 자사의 통신 인프라를 가전제품과 결합시킨 IoT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 가전제품의 IoT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