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신규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을 둘러싸고 지상파와 케이블TV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분쟁조정위원장인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양측 협상에 대한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은 4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상파와 케이블TV 양측 협상이 분위기로 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양측 모두 지속적인 분쟁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말했다.

방송조정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방통위)
방송조정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방통위)

방송분쟁조정위원회는 이날 지상파와 케이블TV의 VOD 분쟁과 관련해 양측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의견을 청취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 했을 뿐, 협상의 실마리는 풀지 못했다.

이기주 위원은 "VOD 문제는 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의 지원을 받아 양 사업자 간 자율적인 협상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면서 "조정위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케이블TV 측은 자율협상으로 하고 싶어하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분쟁이 계속돼 케이블TV 측이 예고한 대로 실시간 방송 광고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상당히 곤란하다"며 "최대한 이용자 피해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MBC·KBS·SBS 등 지상파 3사가 케이블TV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 저녁부터 신규 VOD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케이블TV 측은 오는 12일부터 MBC 채널의 실시간 방송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가 IPTV 업계와 합의한 조건(15% 인상 및 CPS 93원)의 VOD 요금 인상을 받아들이는 한편, 개별 SO들은 CPS 190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원에 공탁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해소하는 등 협상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방통위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지상파 신규 VOD를 시청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실제 VOD 공급 재게 가능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박동주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은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은 돈과 연관돼 있어 많이 민감하다"면서 "설 명절 동안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지상파 VOD를 시청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